벌집과 꿀
폴 윤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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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과 꿀 - 폴 윤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7개의 단편이 모여있다. 디아스포라 연작인데, 이는 흩어진 사람들이란 뜻으로 각자의 이민족과 그에 얽힌 다양한 상황이 그려진다. 그래서인지 각 단편의 주인공들은 이동을 하고, 어딘가에 확실히 속해있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특히 맨 처음 단편인 <보선>은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가 교도소를 다녀온 인물을 담고 있다. 주인공들은 거의 다 한국이름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보선을 읽으면서 시멘트처럼 회색인 인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의 경험이 굉장히 녹아있는 주인공이 아니었을까 한다.

<코마로프>는 북한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에 사는 이주연씨가 아들이라는 사람과 만난다는 설정이다. 반전은 그녀의 아들이 아니라는 것. 그렇지만 이것 뿐만이 아니다. 소련에서 살고있는 니콜라이 코마로프 역시 입양되었다. 자신의 뿌리를 찾기를 바라는 어린 생명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알고있는 최선의 선의로 주연은 그에게 힌트를 준다.

<역참에서>는 사무라이인 자신이 빼앗다시피 거둔 한국인 소년 유미에 대한 이야기다. 보통 유미라 하면 여자이름인데, 작중에서는 소년의 이름으로 쓰이고, 활이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결국 자신이 정체성을 빼앗아놓고 다시 시혜하는 차원에서 고민하는 인물로 나온다. 왜 유미에게 자신을 책망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을 직접 물어본다. 결국 필경사와 고국의 말도 통하지 않는 유미가 잘 지낼 수 있을지, 이것이 행복일지 아니면 다른 고난의 시작일지 고심하게 되더라.

<달의 골짜기>는 동수가 눈을 잃고 휴전선 가까운 마을에 은둔하며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단지 휴전선을 넘고 싶었던 사람과의 실랑이 끝에 사람을 죽이게 된다. 그리고 근처에 묻는다. 전쟁고아로 남매처럼 지내는 아이들을 거둬 키우며 자신이 저지른 일이 발각될까 두려워 하면서도 아이들을 돌본다. 죽인 남자의 조카가 찾아와 의심하는 대목은 스릴러 같은 느낌도 들었다. 단지 가족을 보고 싶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사람과 지금 여기에서 더도 덜도 말고 행복을 이루려는 자 사이의 싸움이 대립처럼 느껴졌다.

생각보다 관념적인 소설이어서 다른 작가분들이 극찬한 것 같다.

제목과 같은 <벌집과 꿀>은 고려인 정착촌에서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 주인공이 나온다. 그러나 오자마자 동네에서는 아내가 남편을 죽이고, 남편을 죽인 아내를 시동생이 다시 죽이는 참극이 벌어진다. 말을 못하는 딸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서 말이다. 결국 그 아이를 거두고 같이 지내는데, 사람들에게는 처형시킨 아내의 귀신이 계속 출몰한다며 없애달라는 이야기들을 듣게 된다. 자신의 선의는 곡해되고 결국 아이와 함께 길을 떠난다. 원치 않게 고국이라는 땅에서 떠나야 하는 이들의 심정과 그것이 주는 상징성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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