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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빠가 된다
김민규 지음 / 프롬북스 / 2025년 6월
평점 :

그렇게 아빠가 된다 - 김민규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세상은 참으로 공평치가 않다. S대를 나온 재원이 이렇게 글빨까지 좋아서 말이다. 이 0.6이 머지않은 초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낳아 기르고 육아휴직을 한 이야기를 기깔나게 뽑아냈다. 원래 둘이 잘살자가 신조였던 작가부부. 자궁내막증으로 부인이 갑자기 입원하게 되면서, 아이를 가져보고 싶다는 부인의 결심에 느낀 배신감도 잠시 그렇게 갑자기 아빠가 되었다. 임신 기간 내내 입덧도 없었지만, 굉장히 힘든 출산의 길을 잘 해냈다고 한다. 출산가방 싸고 예행연습까지 했다지만 우왕자왕 한 모습이 절로 그려졌다.
나의 경우 자력으로도 시험관 등 난임 시술로도 생물학적 내 자녀를 가질 기회는 희박해졌다. 뭔가 실행해보고자 해도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라는 작가의 배우자 같은 결심을 했었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아 그런데, 내가 남편이 없지...아차차)
코로나시국에 아기를 낳아서 기르고, 사람들과의 사회성을 기르지 못해 걱정하는 등의 초보아빠의 고군분투가 여기저기 느껴진다. 육아휴직을 7개월 하면서 엄마보다 아빠를 먼저 더 또렷하게 부른다고 행복해하기도 한다. 뭐든 아기의 처음을 같이 보고 환호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행복했을 것 같다. 귀여운 복이. 인싸 복이. 지금은 <요거>라는 매직워드 하나로 엄마 아빠를 솔거노비처럼 부리지 않는지 궁금하다. 한참 <아니야>라는 말로 의사표현을 하는 시기에 대한 이야기는 나 역시도 인내심을 바닥냈을 것 같다.
애를 낳아보지도 키워보지도 않았기에 책을 통해서 이유식을 먹을 때 분유도 같이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건 비밀이다. 이유식(죽같음)이나 유아식(밥같음)의 차이조차도 몰랐다. 역시 사람은 애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것일까.
굉장히 위트 있는 문장과 때로는 사회적인 모습들까지 담아내서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굉장히 귀여운 사장님(진이)은 지금쯤 얼마나 컸을까. 벌써 유치원에 다니고 있지 않을까. 곧 학교가겠네.
책을 통해 만3세 이하 키즈 카페와 같은 <공동육아방>제도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국가의 저출산 대비 예산이 여러 군데로 쓰이고 있구나 하는 점도 같이 말이다. 또한 자녀를 키우기 위해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은 내용도 이시대가 얼마나 아이 키우기에 척박한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라는 고된 현실에 아이의 웃음 하나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겠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