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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항선 하나에 두 명의 사냥꾼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5년 6월
평점 :

밀항선 하나에 두 명의 사냥꾼 - 고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고호작가의 <평양에서 걸려온 전화>,<노비종친회>,<평양 골드러시>에 이어 최신작인 <밀항선 하나에 두 명의 사냥꾼>을 만났다. 내가 아는 고호작가란 페이지터너의 몰입감을 확실히 보여주는 작가라서, 맑은 토요일 후다닥 읽어내리라 결심했고 늦은 밤이 되어서야 끝냈다. 역시 영춘같은 인물은 꽤나 매력적이다.
책에 등장하는 주된 인물은 다들 뭔가 한가지씩 뒤가 구린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다. 뽀찌먹고 배탈나서 내려온 양태열 경감 그 와중에도 시골중에 시내냐고 물어보는 것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내 준다. 경상남도 남해군 미조면의 실세의 이사장 밑에 있는 환국,장국 형제(나는 글을 읽으며 환장국이라고 생각했다. 극의 분위기와도 잘 맞는 별명이 아닐지!)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 넘치는 최영춘. 환장국 형제의 형수님이자 모르는게 없는 여자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 여자의 정체를 알게 되기까지의 여정이 또 한 가지의 스토리 라인이다. 최근 영춘처럼까지는 아니더라도 여기저기 리플리를 떨고 다닌 덕에 영춘은 어떤 마음일까 하는 생각도 곁들여졌다. 그녀는 코리아드림과 자신이 지켜내야 할 한 가지를 위해서 그래도 뚝심있게 살아왔다. 지켜내야 할 것이 있는 사람은 똥밭에 굴러도 무섭지 않은 것이다.
또한가지 영춘과 비행기에서 만나고, 명함을 받고 그 뒤로 사건에 깨알같이 등장해서 많은 도움을 주는 서현이라는 캐릭터도 반갑다. 아시아나에 근무하는 미모의 스튜디어스에다가, 인적사항이나 과감하게 지하실에서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등 그냥 일반인으로서는 삶의 시류가 굉장히 급박하게 변하는 캐릭터다. 물론 이 동기부여에서는 200만원에서 10억에서 200억이라는 돈이 작용했지만.
밀항, 밀입국자, 마약, 마약운반책 등 일반인들이 겪어보지 못하지만 각자의 피튀기는 목표를 향해서 쫒고 쫓기는 캐릭터들이 매력있었다.
중국어를 하는 사람들은 4장인 <비에씬타>라는 말을 듣고, 조금 스포일러가 될지도 모르겠다. 나는 중국어를 전혀 몰라서 다 알려줘야만 알 수 있었지만 극의 재미는 더 배가 되었다. 신분을 속이면서 사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영춘과 화차의 여주인공이 조금 오버랩 되기도 했다. 다른 점이라면 화차는 대신 살아갈 사람의 신분과 생명을 모두 빼앗는 것이고, 영춘은 잠시 신분만 빌리는 것이다. 3년 뒤 잠깐 스친 그녀가 누굴지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진짜 영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