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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있었다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5년 5월
평점 :

늑대가 있었다 - 샬롯 맥커너히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한 생태학자가 늑대의 재야생화를 위해 스코틀랜드에 방문한 이야기다. 그녀의 이름은 <인티> 쌍둥이 동생인 <애기>가 있다. 인티의 아버지는 벌목꾼 출신의 숲을 사랑하는 남자다. 어머니는 특이하게도 도시에서 범죄의 피해자를 돕는 경찰이며 매우 시니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책의 첫 문장이 독특해서 몇 번을 읽었다. <우리가 여덟 살이었을 때, 아빠는 목에서 배까지 나를 갈랐다.> 라는 문장인데 여기서 본인의 배를 갈랐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혼동되었기 때문이다. 인티는 <거울 촉각 공감각>을 가졌다. 그녀는 살아 있는 존재의 감각적 경험을 재현해서, 사람은 물론 눈에 보이는 대상의 감각을 똑같이 느낀다. 그래서 그녀는 눈앞에 있는 누가 다치거나, 어떤 느낌으로 만지는 지까지 알아챌 수 있다. 앞선 첫 문장에서의 우리는 쌍둥이 동생인 애기와 인티를 말하는 것이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시간 중에서 400장을 넘길 때까지도 워낙 인티의 공감각이 모호한 느낌이라서 식스센스처럼 애기가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지 않을까 고민하며 읽었다. 그렇지만 쌍둥이인 캐릭터가 괜히 설정된 것은 아니며, 실존인물이라고 귀띔해주고 싶다. 왜 거스와 결혼했다는 것까지 봤으면서도 계속 상상속의 인물은 아닐까 계속 의심했는지 모르겠다.
책에서는 다양한 폭력과 살인이 등장한다. 등장인물의 많은 사람이 쉽게 사람을 죽인다. 이 부분에 매우 놀랐다. 시체를 본다고 하면 신고를 해야 정상이지 인티처럼 행동하는 것이 과연....괜찮은 것인가 싶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멀쩡한 겉모습을 해가지고 남을 괴롭히거나 폭력을 일삼는다. 폭력에 노출된 아이는 폭력을 대물림하기도 한다.
재야생화를 하려는 마을에서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기에 상위 포식자인 늑대가 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가축이나 사람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작가의 에필로그에서 옐로스톤에서 실제로 1995년에 늑대가 사라진지 70년 만에 재야생화에 성공했다고 한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스코틀랜드에서는 아직 그런 일은 없다.
<늑대가 있었다>라는 제목답게 인티가 묘사하는 6호, 9호 10호의 다양한 늑대의 묘사가 나온다. 한마리와 백년해로 한다거나, 다른 짐승이 밟은 눈자리를 찾아서 밟기에 늑대의 발자국을 찾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다. 제일 궁금한 것은 책에서 묘사된 늑대들의 파도같은 주고받는 하울링이었다.
결국 새로운 세대가 태어나면서 극의 스릴러 같은 면모는 종결을 맞는다. 계속 살인범을 서로 의심하는 장면들 때문에 인티를 응원하다가도 그녀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흐린눈 된 시점에서는 100%응원하기가 힘들어지기도 했다.
결국 사람이든 늑대든 무리를 이루어서 살되 고유한 영역과 존엄성을 지켜줘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