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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남을 혼내는 것을 멈추지 못할까? - 혼내는 사람, 혼내지 않는 사람을 혼내는 사회
무라나카 나오토 지음 / 도서출판 더북 / 2025년 5월
평점 :

왜 우리는 남을 혼내는 것을 멈추지 못할까? - 무라나카 나오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는 근엄한 대머리 아저씨가 독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혼내는 사회에 살면서 혼을 내는 사람의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자녀교육에 관한 이야기도 많으니 부모님들도 같이 읽어보셨으면 한다. 아마 교육서와 일반 독자 카테고리를 모두 잡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결국 혼내는 사람은 내가 이런 모진 말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좀 버리자. 일단 아이들이나(자녀 포함) 어른들 모두 당신에게 혼나야할 이유는 그다지 없다. 좋게 좋은 말로 해서도 행동의 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상 화를 먼저 내서 악역을 맡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화를 내는 의존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아마 화를 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펄쩍 뛸 소리라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당신에게는 화를 낼 <권력>이 존재하며 그 권력을 치졸하게 써먹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이는 부모, 형제, 회사, 연인 간 그 어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화를 낸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드라마틱하게 변화지 않는다. 사람은 본인이 느끼고 행동하려는 의지가 있어야만 변화한다. 스스로의 의지와 도전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나 가정 내에서 혼을 낸다거나 사람을 계속 다그쳐서 학습된 무기력을 만드는 사람이 더 나쁘게 느껴졌다. 책에서의 말처럼 강요된 인내로 사람은 강해지지 않는다.
스포츠계에서도 강요된 침묵의 룰이나 불합리 아래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예도 나온다. 작가가 일본사람인데 손흥민 아버지 축구교실이나 국내 철인3종경기 선수의 예를 든 것은 출판사의 친절함일지는 모르겠다. 이런 예는 일부러 자국을 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참는다거나 고통을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 고통을 극복한 사람의 파급력이지, 그 이면에선 여전히 고통받고 헤어나오지 못한 사람들도 많으니 극복을 디폴트값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누구에게나 <보통>. <당연함>.<상식>이라는 것이 똑같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보통에서 벗어나서, 당연한 일이라서, 상식이라서 이런 핑계는 빼고 당신이 원해서 라고 이야기 하자.
중간에 잠깐 스쳐간 학창시절에 속옷의 색깔 까지 규제받았던 짧은 언급이 생각난다. 그 때 그 시절에는 그걸 폭력과 통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서 학생에 대한 두발 통제나 앞서 말한 속옷 규제 같은건 실시하지도 않는다. 세상의 상식은 이렇게도 짧은 기간에도 변화하며 고정된 것이 아니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고, 이 책을 읽은 다음의 나도 내가 화를 낼 때 자그마한 권력으로 갑질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한번 더 생각해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