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 여성 운전 독립 가이드북
이연지 지음 / 들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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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 이연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독립적인 이동권보다도 바이러스의 창궐이 무서워 차를 사서 오너 드라이버가 되었다. 이제 역병도 끝난지 한참이니 내가 그래도 차에 대해서는 조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를 읽으며 내가 차 부위조차 잘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차의 각 부분의 명칭을 써넣어보라고? 이딴 걸 못하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했는데 그게 나예요. 그나마 천 만원짜리 대물 사고를 통해서 차의 뒷면과 옆면을 이어주는 부분이 휀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지식은 다음번 후방 추돌 사고에서 상대방 보험사에게 사고부위를 말할 때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베이스가 되었다. 언니차가 실제로 경험한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는 부분이 나는 무척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내 보험사가 다 내편을 들어줄 것 같아도 상황이 요상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심지어 불렀는데 상대방 보험사만 오고 내 보험사는 오기 싫다는 뉘앙스도 겪어봤으니까. 세상에 내가 도움 받을 곳은 거기 하나라 오매불망 하는데 그런 전화를 받아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는다. 언니차에서 말해주는 것처럼 보험사 직원은 사고를 직접 겪지 못했으니 최대한 당사자인 내가 말로 풀어서 상황설명을 잘 해줘야 한다. 경찰에게든 양측 보험사에게서든 말이다. 처음 사고가 나면 떨리고, 경황이 없어지지만 세상에 경험해서 나쁠 일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차에 기둥이 3개나 있고 그것을 필러라고 부르는 것도 언니차 덕분에 알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이 필러들의 쓰임이 운전자가 측면 부딪힘에서 구해주는 역할이라니!! 고마운 걸 몰랐네!!

이외에도 기본적인 도로 상식. 1차선이 아니라 1차로로 불러야 하지만 계속 의식의 흐름대로 부르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된 것.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무료 견인 서비스가 있으니까 그걸 불러야하는데 하이에나 같은 레카들이 올 때를 대비해 저장해두어야 하는 번호도 알게 되었다. 일단 운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보험사 출동번호를 자동저장 해둬야 한다. 위에 언급한 고속도로 긴급 견인번호는 (1588-2504. 무료) 이다. 꼭 저장해두자.

나의 경우 30대에 운전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책의 서두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그 어떤 제약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전을 하기 전에는 몰랐다. 차로만 갈 수 있는 곳을 포기해 버리는 선택지 뿐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간도 거리도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가고 싶으면 가고, 더 있고 싶지 않으면 돌아오거나 다른 곳을 선택해 갈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 전에는 자동차라는 것이 있으면 돈을 모으지 못하는 지름길로만 인식했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경험하게 되는 더 큰 것이 있다고 나도 이야기하고 다니는 중이다. 친구중에 아직도 운전을 시작하지 않은 친구가 얼른 했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초보 오너 드라이버 뿐만 아니라 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다시금 초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면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운전과 보험, 도로교통법 등을 다시 숙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경우에는 비보호 좌회전의 경우 꼭 파란불에만 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 않은 적도 있었다. 사고가 나지 않을 때는 운이 좋은 것이다. 사고가 나게 되면 누가 법을 어겼는지가 첨예하게 대립되니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며 운전하는지에 대한 자기반성도 필요하겠다. 오래간만에 차에 대해서 심도있게 알고, 내가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좋아졌다.

참고로 작년에 나도 1종을 변종해서 땄는데, 실제로 여성운전자들이 학원에서 1종을 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누가 말리는 것도 아닌데 왜 안 따시는가. 물론 나도 학원에서 내 돈을 내고 따면서도 트럭을 왜 모냐고 강사조차 언급하긴 하더라. 왜는요, 배추장사 할려고 땁니다! 왜요! 당당하게 말해보자. 스틱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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