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 대체 가능
단요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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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단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단요작가의 책은 재미있게 읽었던 <인버스>이후로 두 번째다. 돈에 쪼들려서 어떻게든 레버리지로 갱생해보려는 사람의 마음을 잘 묘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작품인 <트윈>은 최민형과 그의 두 딸 (지연, 우연), 동생 민호, 부인 채린 등 가족이 등장하는 소설이면서 비정한 살인사건을 다룬 이야기다. 스릴러 소설에 너무 많은 스포는 삼가야 하지만, 이 소설 역시 반전이 있다고 귀띔해주고 싶다. 출판사 책 소개 카드뉴스가 아주 호기심을 끄는 방식으로 되어있다. 의사 닉네임을 가진 사람이 인터넷에 고민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본인도 일란성 쌍둥이다. 본인은 의사인데 역시 일란성 쌍둥이 딸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일란성 쌍둥이 동생(즉 친동생)과 와이프가 바람난 것 같아서 의심스럽고, 내 딸들도 유전자 검사를 해보자니 바람난 상대가 나와 유전자가 거의 같은 쌍둥이라는 것이다.

철저하게 민형의 입장에서 대변된 소설의 큰 가지가 있다. 한편으로는 바람잘날없는 가정에서 동생이나 조카의 뒤치다꺼리 등을 하면서 외롭게 민형은 지내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딸들의 학업을 핑계로 지방 병원에서 일하고 남은 가족들은 도시에서 생활한다.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타고난 성정이 남을 이해하기 보다 잘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다른 곳을 보지 않으려 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참 아이러니한 대담이 기억에 남는다. 집에서 해준 돈까지 도박판에 다 말아먹은 조카놈과의 술자리에서다. 왜 돈은 내가 다 벌어다 주고 놈팽이 뒷구멍으로 들어가는 그 돈들까지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데, 너 따위조차 나에게 술먹자 소리를 한번 안하냐고. 조카는 옹색하게 민형과는 말도 붙이기 어려울 만큼 간극이 있다고 표현한다. 다만 민호는 같이 망한인생 대회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같이 나락까지 가본 사람이라 이해해 줄 것 같다는 알쏭달쏭한 말을 하고 만다. 정말 아무것도 나보다 나은 것이 없는 것 같은 사람이 가족일 때 그 사람을 얼마나 더 미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심리묘사가 좋았다. 어떻게든 죽여버려야겠다보다 어떻게든 치워버려야 겠다는 설정이라니!

공수표만 날려대는 그들에게 믿음을 가지고 용서를 해준 사람들 덕분에 살아가는 것 같은건 알겠다. 그런데 그 역할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을 때의 선택지가 꼭 민형의 그것이어야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내연녀의 말처럼 그냥 둬도 죽을 사람인데, 그렇게까지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그런걸 보면 우연이와 지연이가 태어나서부터 느꼈을 민형에 대한 지긋지긋한 불신도 이해가 간다. 갑자기 딸이 사망했지만, 거기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 자신이 한 잘못들을 기억해본다는 점에서도 중년의 외로움이 느껴졌다. 결국 민형은 난 이렇게 생겨먹은 거라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다고 울부짖는데(아닌가 차분한지도 모르겠다) 다른사람을 지독히 닦달하면서 지옥에 넣는 사람이 참회하는데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 가족에서 끝나서 다행이었다고 생각이 되지만, 이제 그에게 남은 단 한 사람으로 인해 정말 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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