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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인해.명오 지음 / 민족사 / 2025년 3월
평점 :

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 인해, 명오 스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스님이 되신 인해, 명오스님의 이야기다. 남, 여 각각 한분이시고, 통도사와 동학사 학장스님이셔서 유학과 논문을 비롯한 공부와 불심의 이야기가 많았다.
먼저 소심한 성격이셨지만 일등을 최고를 놓치고 싶지 않으셨다던 인해스님의 이야기가 훨씬 쉽게 읽히는 편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 원래는 부회장 선거에서 울음을 터트렸던 소년이 강인한 내면을 가지게 된 것도 다 불심이었을 것이라고 회상하시더라. 그렇게 어린 나이부터 절에 다니고, 출가를 부모님께 천명할 때도 아직 출가 안했냐는 소리를 들으실 정도라니 그 떡잎이 얼마나 남달랐는지 알 수 있었다. 해인사의 국제 행사에서 소개를 영어로 할 수 없는 것에 깨달은 바가 있어 캐나다 유학을 결심하셨고, 이내 실행했다. 곤궁한 유학생활이었지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나중에는 속세에서 많은 다른 종교시설을 보고, 포교를 위해 법당을 세우리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뭔가 나도 불교를 좋아하는데 어쩐지 불교를 억압한 유교때문에 산사만이 진짜 사찰처럼 느껴지곤한다. 뭔가 시내에 있는 절들은 진짜가 아닌 편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후 라오스에 몽족을 위해 학교를 건립하고 그에 따른 불사에 헌신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중간에 나오는 3천배의 이야기에서는 어떤 마음이 있어야 무아지경으로 3천배를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경외심이 들었다. 그리고 직접 번역하셨다는 <바른 독송 우리말 법화경>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두 번째로 명오스님은 비구니시다. 특이하게 형제관계가 딸 넷과 아들 하나인데, 딸 셋이 모두 출가하였다. 첫째 언니(혜송 스님)의 출가, 둘째 언니는 속세에 계시고, 나머지 수정스님과 명오스님이 되셨다. 막내딸마저 출가를 하셨으니 부모님께서는 얼마나 놀라셨을까. 에필로그에 조카가 명오스님이 스님이 되신 이유를 책을 읽고 이해했다고 하니 가족들 사이에서도 명오스님의 출가는 놀라운 일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두 스님의 출가하기까지 얼마나 고대했었는지에 대한 대목이 놀라웠다. 물론 승가에서 갖은 노력과 참선에 대한 스케쥴을 언급한 것에서는 어지간한 사람이 아니면 종교에 귀의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심으로 귀의한 것을 힘들겠다는 시선으로 보는 나는 역시나 속세의 사람인가보다.
두 스님의 진솔한 이야기와 학문에 대한 열의가 느껴졌다. 또한 나라면 모든 것을 버리고 실제로 모은 돈, 가지고 있던 모든 물건, 그런 욕망을 떨쳐낼 수 있을까 계속 고민했다. 명오 스님의 경우는 암 투병도 고백하셨다. 깨달음을 담는 그릇이 신체인데, 그 부분을 너무 소중히 다루지 않았다고 하시면서. 중간 중간 실려있는 스님들의 사진에서 그 어떤 맑음이 느껴져 읽는 내내 이것이 종교의 힘인가 하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