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손에 닿았을 뿐
은탄 지음 / 델피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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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손에 닿았을 뿐 - 은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괴로운 한 주를 보내는 동안 엄청난 페이지 터너를 만났다. 에필로그를 읽을 때까지 은탄 작가가 막연하게 여자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내가 계신 가장이셨구나. 주인공인 서지영의 심리가 기가막혀서 당연히 여성 작가님이실 거라고 생각했으니, 심리묘사가 탁월했다는 설명을 드리고 싶다.

책은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남자와의 로맨스를 다룬 연애소설이다. 그러면서 꽤나 반전이 있는 반전소설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느낀 가장 큰 점은 사람들 각자의 슬픔에 기인하는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이다. 주인공 서지영은 고교 졸업 후 제과공장에서 끊임없이 16년째 일하고 있다. 특별히 다른 일이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편찮으신 할아버지 수발 때문에 지긋지긋한 고향인 <상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이 제일 불만이다.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누나만 줄줄이 딸린 재욱이란 친구와 근처 사는 주현이란 친구가 유일하다.

재욱이가 많은 부분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사람들 다 설득하며 2천만원을 태워가며 이렇게 하는 건 사랑 아니냐구요. 지영이가 은우를 사랑한 스토리 라인도 이해 가지만, 재욱이의 찐사랑이 난 더 와닿는 것을 보면 이런 배려심 있는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언제까지나 기다린다잖아. 서울 가서도..

그런 위잉위잉 착착 쿵쿵이 대변하는 모던타임즈 같은 삶에서 할아버지의 죽음과 맞물려 어릴 적 만난 적 있는 서은우의 제안에 따라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 어릴적부터 콧대높던 은우는 자기가 일하는 회사 사장이기도 하고, 커피심부름이나 시켜가며 지영을 부려먹는다.커피를 타러 온건지, 무슨 일을 하러 온건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제는 다시 상산으로 내려가야 하나 싶을 때쯤 수습기자를 맡기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한다.

 

다시 떠오르는 그때 그 엘리베이터에서의 일. 초능력에 끌려간 건지 내가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 이제는 나조차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그래도 분명한 건 있다.

초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당신을 믿어요.” --- p.194

 

마인드 컨트롤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눈으로 보고, 믿게 되는 과정이 꽤나 신선하다. 그 키스신부터, 엘리베이터의 키스신까지가 세상 재미졌다. 그런데 일단 키스신이 중요한게 아니고 결국 지영이 은우를 믿게 되는 과정이 언제부터인가 그 타임라인을 따라가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극 말미까지 둘 다 정신병자 취급을 하다가 결국은 해피엔딩이 되는게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진실찾기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초능력이 있다고 믿는 사람과 아닌 사람중에 그걸 눈앞에서 본 사람은 도대체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가. 그리고 꼭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것이 아니더라도 두 사람이 같은 마음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 또한 가히 초능력에 가까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마음에서 초능력을 쓰지 않고도 마음을 얻으신 세상 모든 커플분들 부럽습니다. 사랑할 시간도 짧습니다. 남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행복하세요. 너의 손에 닿았을 뿐 그 시작은 초능력이 아니었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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