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수첩 - 보통의 시선에서 벗어난 자살을 향한 대담한 사유
가스가 다케히코 지음, 황세정 옮김 / CRETA(크레타)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살수첩 - 가스가 다케히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다. 이 책을 읽어서일까 아니면 그간의 사건중의 하나가 읽은 것처럼 트리거가 된 것인지 모르겠다. 며칠 전 내가 죽어야 이 일들이 다 끝나는 걸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은 것이 있다. 책을 읽은 사람으로 미리 조언하자면 자신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면 신중하게 읽었으면 한다. 사람에게는 무의식이라는 넓은 영역이 존재하니까 말이다.

12장으로 구성된 책에서 제일 궁금했던 것은 자살전에 나타나는 징조에 관한 것이었다. 사람이 죽고 싶다는 신호를 보낸다면 과연 알아챌 수 있을 것인가. 자살생존자(자살유족)들의 경우 자책하는 부분이 자신이 자살자를 좀 더 유심히 보고 애정을 쏟았다면 그러지 않았을까에 대한 후회가 남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살아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문학 속의 자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유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자살의 7가지 유형에 대한 사례를 언급한다. 미학, 철학 / 허무함/ 동요나 충동/ 고뇌/ 목숨과 바꾼 메시지/ 완벽한 도망/ 정신질환이나 정신상태 이상 이것이 총 7가지 예시를 든 유형 분류다. 한 인간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자살을 바라보는 흥미로운 시선의 글임에는 틀림없다.

작가가 겪은 류타라는 은둔형 외톨이의 죽음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록했지만, 결국 작가도 류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생각에 한동안 많이 괴로워했을 것이다. 감사를 표한다고 해놓고, 이상한 약을 먹인 것이라 오해한 모친의 사진촬영에 대한 에피소드까지 사람은 죽음에 대해 각자 확연히 다른 입장차이를 가진다. 결국 징후가 어떤 것인지 타인이 알기는 매우 어렵다. 왜 비행기까지 타고 가서 일면식도 없는 곳에서 죽을 생각을 했을까. 남겨진 사람들은 짐작만 할 뿐이다.

내가 이번주에 겪은 <죽고 싶다>는 심정에 대해 털어놓자면 이렇다. 늘 곁에서 호시탐탐 성희롱을 비롯한 직장내 괴롭힘을 하는 상사 때문이었다. 결국 이에 대한 고민은 당신의 가족들에게 다 털어놓을 테니 더 이상 나를 괴롭히거나 성희롱하지 말라고 언급한 일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친구는 왜 이렇게까지 일을 만들었냐고 나를 힐난했고, 니가 먹여살려줄 것도 아니면서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하고 이야기는 종결되었다. 실제로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느낄때는 가해자에게 그만하라고 말할때나, 친구에게 털어놓을 때가 아니었다. 오롯이 그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였다. 물론 가해자에게 말한다고 해서 그 이후에 괴롭힘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만약 내가 자살을 선택했다면 내 죽음 역시도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겪은 일들은 잘 모르면서 자기들만의 스토리라인을 만들지 않을까. 작가가 말한 나중에 덧붙여지는 인과관계 정도랄까.

정신과 의사로서 저자가 보기에 자살 템플릿을 실행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언젠가 자살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단다. 자살 템플릿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정신을 차릴>확률이 높다고. 그렇기에 이 자살이라는 문제에 대해 더 냉정하게 다뤄보고 읽어야 할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 연속적인 마지막 트리거가 되어 실행될 수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