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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꼰대가 알려주는 MZ 직장 생존법 - 꼰대공식 60 완전 정복
최재혁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5년 2월
평점 :

위대한 꼰대가 알려주는 MZ 직장 생존법 - 최재혁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은 매우 특이한데, 꼰대라고 칭하기에는 젠틀한 멘토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나마 책에서 꼰대 같은 모습을 찾았다고 한다면 1시간 일찍 출근하라는 내용 뿐이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MZ 세대가 아니라 꼰대 나이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8시 59분 출근을 언짢아 하면 그게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사안이라는 이야기도 들었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깻잎 논쟁급의 이슈에 작가는 일찍 출근해서 인사를 건네는 직원이 될지, 야근하면서 (찡찡대며) 야근 수당을 청구하는 직원이 될 지 선택하라는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그냥 일찍 나와서 업무 준비하거나 자기계발 하라는 의미로 여겼다. 그러나 의외로 일찍 출근하는 임원들이 많다면서 그 분들에게 사적으로 얼굴도장을 찍는 일이 얼마나 출세가도에 영향을 주겠는가를 생각해보란 것이었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기인 성실함을 어필하라는 것이다. 내가 돈을 주는 고용인의 입장이어도 일찍 나와서 일하는 직원을 보면 점심이라도 더 맛난 것을 사주고 싶어질 것이다. 전 직장의 미친 꼰대 이야기를 하자면 늘 나돌아 다니다가 오후쯤 나와서 7시에 들어갈려고 하면 야근 왜 안하냐고 들들볶는 미친자도 간혹 존재하긴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거대한 조직에서 성장하고 서포트를 받고, 하나의 브랜드로 우뚝 선 사람은 이런 마인드를 가지는구나 싶었다. 일본 기업에서의 한국인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승승장구한 저자. 화이트보드에 회의 메모나 요약을 하는 일조차도 원어민들에 비해 어려웠다고 하는데 그것도 남들보다 더 준비하고 이미지화 시켜서 이겨냈단다. 자신이 요약하는 보고서를 미친듯이 써보고 나니, 다른 사람들이 준비하는 보고서를 쓱 보기만 해도 얼만큼의 노력이 들어갔는지 보인다고 한다. MZ들이 보기에는 보고서라는 형식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크리에이티브한게 더 우선순위 아닌가 하는 궁금함을 가질 수도 있을거다. 그렇지만, 과장 부장, 임원도 다 한 때는 날고기는 현역이었음을 간과하지 말라는 말로 들었다. 멘토는 있으면 좋고, 그것도 많으면 더 좋다는 이야기에서 인복이 많으신 분이구나 했다. 나처럼 어릴적부터 중소기업만을 다녀본 사람들은 괜찮은 롤모델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모임과 마음만 먹으면 테드 강의를 비롯 강연회도 있고, 꼭 회사가 아니더라도 멘토로 삼을 사람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메일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나도 메모해둔 것이 있다. 최근 모바일에서 접속하는 환경을 배려해서 가로폭을 그다지 길게 쓰지 않고 단락조절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도 저자처럼 이메일이나 회신을 주는 업무를 주로 하고있는데, 성격상 엄청나게 빠른 회신을 해주는 편이다. 상대방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해준다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성격상 밀려있는 일을 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에게 맡겨진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완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세상만사 다 나같이 회신을 빨리 주는 사람만 있지 않다. 업무공조 하는 사람들의 스케쥴도, 회의도, 업무량도 다 다르다. 이 사람들에게 내 업무를 빨리 봐달라고 독촉할 수 있는 치트키는 간결하지만 확실한 제목 작성이었다. 안읽고는 못배길만큼의 제목을 쓰는 법을 더 강구해야겠다. 제목만 보고도 스케줄러에 입력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가 되어보자.
최근 할 말을 하는 MZ들에 대해서는 면접 단골 질문이기도 한 상사와의 의견에의 상충에서는 한 템포 쉬고 다른 적당한 시기에 말을 하라고 하더라. 아무래도 꼰대들에게는 당장의 반박이 되바라지게 보일 수도 있다. 체면이라는 말을 쓰기는 좀 이상할지 모르지만 상사들의 체면도 한번 세워주자. (이렇게 말하면서도 나 역시 아닌 건 아니라고 엄청 강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타입이다.)
이외에도 이제 회사생활에 아직 물들지 않은 세대가 고여있는 물들과 위화감 없이 섞이려면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둬야 하는구나 하는 친절한 조언이 여럿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