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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미술관에 갈까? - 세계 최고의 미술관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인사이트
신인철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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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미술관에 갈까? - 신인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미술관에 대한 책을 다양하게 읽었다. 소장품 안내,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등등 해서 많은 책들이 미술관과 작품에 대한 카테고리를 강하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왜 미술관에 갈까?>는 비지니스적인 관점에서 미술관과 사람 그리고 경영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내가 도쿄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은 <국림 서양미술관>이다. 그렇지만 책에서는 이렇게 굵직한 전시를 특별전시로 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미술관으로서 롯본기의 금싸라기 땅에서 52층과 53층에 열어서 신기하게 흑자를 내고있는 <모리 미술관>을 다뤘다. 저자는 택시를 타고 가다가 일본어를 좀 할 수 있냐는 기사의 조심스러운 물음에서 <모리 미술관>을 알게되었다고 한다. 야경을 볼 수 있다는 말에 저녁시간이라 지금은 늦지 않았을까 되물으니 저녁 10시까지 개관한다는 말을 듣고 방문해봤다고 한다. 본디 동남아나 패키지 여행에서 원치 않게 들러야 했던 그런 곳은 아닐까 우려했을 수도 있다. 내가 일본에서 그 비싼 택시를 타면서 목적지 이외의 대화를 나눠본 경험은 없었는데 참 독특하다 싶었다. 그런데 이 <택시기사의 입소문>이 또 하나의 모리미술관의 전략이었을 줄이야! 모리 미술관에서는 베테랑 택시기사 41명에게 큐레이터의 쌍세한 설명과 함께 VIP 대접을 받으며 미술품을 관람했다고 한다. 방송에서도 다뤄지게 만들었꼬. 이후 특별한 경험을 한 택시드라이버들의 구전 영업능력이 높아진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작가가 만난 기사님은 그 베테랑 41명중의 한 분은 아니었지만 동료들의 칭찬에 직접 다녀와 보고 자신도 동화되어 열심히 모리미술관을 알리는 분이셨다 한다. 특별하게 내세울 만한 작품은 없지만, 소장품 하나 없이도 세게 최고의 미술관을 만든게 모리 미술관이라 한다. 인맥 좋은 큐레이터를 영입해 대관하기 힘든 작품들을 빌린다. 고층에 위치한 외부시설이 부족한 점을 모리타워 지상층의 일부 부분을 빌려서 루이즈 브루즈아의 <마망>을 가져다 놓았다. 지금은 전 세계에서 많이 보이는 작품이지만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고 다음번에 도쿄에 방문한다면 꼭 해가 지는 저녁에 야경도 보고 작품도 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롯본기를 방문하겠다고 생각했다.
책의 처음은 책에서만 등장하는 셜록홈즈가 살고 있다고 알려진 주소의 박물관같지 않지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셜록 홈즈 박물관>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하지만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번지라고 하는 런던 베이커가 221b 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영국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나도 이런 책에서 나오는 장소를 꼭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 몇 군데 있다. 해리포터에서 등장하는 9와 3/4 승강장과 조앤 K 롤링이 집필했던 카페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 무슨 의미를 가지냐고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이 작품의 하나가 되었을 때는 막강한 세계관을 부여받게 된다. 물어보시라 그 플랫폼과 셜록홈즈가 살고있는 주소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냐고! 아서 코난 도일과 조앤 K 롤링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생겨버린 곳이란 것이다. 미술관이란 때론 이런 새로움으로 입지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좋은 포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영국을 방문해보지 않았고 향후 특별한 계획도 없지만 <대영박물관> 편에서 그들의 찬란 했던 역사를 자랑하는 것이 보고 싶어졌다. 지금까지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각국에서 약탈해간 문화재를 보란듯이 전시해놓는 철면피 같은 박물관이라고 생각해서 가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따지면 많은 박물관들이 그러한데, 특히 왜 대영박물관만 그런 생각이 깊이 박힌건진 모르겠다. 이집트의 로제타석을 비롯해 많은 나라의 유물과 보물들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작가는 대영박물관에서 봐야 할 것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뤄나가는 정치력과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협상력이라고 한다. 자국의 빼앗긴 보물들을 되찾기 위해 수많은 정치외교 테이블에서 이 문화재 반환 카드를 꺼내드는 곳이 영국이라고 한다. 미술과 정치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 대해 엮어낸 책이라 인사이트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