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화의 한 장면에만 나오지만
현장 과학수사관 28명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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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화의 한 장면에만 나오지만 - 현장 과학수사관 28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모두 실제 사건들에 기반한 경험이다. 과학수사관들은 영화의 한 장면에서 범인이 범죄를 감추려고 할 때 나타나 귀신같이 증거를 수집해 우리를 정의의 편으로 이끈다. 실제 하는 일도 이와 같지만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못한 사건이 있다는 점이겠다. 국내에 과학수사관은 1832명이 있다고 한다. 이들 중 28명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직종도 다양하다. 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검시조사관, 지문 감정, 혈흔형태분석등이 그러하다. 아마 루미놀 반응을 알게 된 것은 CSI드라마의 영향이 아닐까. 각 이야기를 맡은 분들의 성격과 직무에 따라 숙연함도 들었다가 화도났다가, 통쾌하게 같이 범인을 추적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영아 살해범이 엄마임을 눈치챘을 때, 육감이 아니라 과학적 증거를 어떻게 찾고 들이대야 할 지를 생각한 면만 봐도 그들은 보통이 아니다. 사람이 재판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수없이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검시조사관의 내용에서는 고인이 말이 없기 때문에, 그 마지막을 통해서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최선을 다한다는 이야기였다. 명복도 같이 빌어주신다고. 마지막 장면에서 첫 장면을 찾아내는 일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지문감정의 경우 파우더를 슥슥 칠해서 지문을 따는 장면들을 많이 보았다. 흉기에서의 지문채취 등을 연상했다. 물론 그렇게도 많이 사용되지만 실종자나 행방불명인 사람들의 십지지문을 대조해서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낸다는 이야기도 좋았다. 이런 것을 보면 주민등록증에 지문을 찍는 것을 반대하지 말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수색견을 핸들링하는 몇 없는 핸들러 조사관의 이야기도 나온다. 오랜 시간 같이 업무를 했던 아이를 보내주고 여생을 잘 지냈으면 했지만 일찍 암으로 떠났다는 소식도 안타까웠다. 주인이라고 하기에는 다른 관계지만 얼마나 서로 믿고 의지했을지 느껴졌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주석이 바로 페이지 아래 실렸으면 더 편했을덴데 각 이야기의 마지막에 실려서 앞뒤를 왔다갔다 해야했다는 점이다. 수사기관에서 쓰는 전문용어들이 많다보니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 좀 더 수월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이성과 과학으로 단서를 추적하는 뜨거운 그들에게 지금도 잘 해왔고, 앞으로도 더 잘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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