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 나의 두 번째 교과서
EBS 제작팀 기획, 정우철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 - 정우철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지금 제일 핫한 전시라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빈분리파의 그림들인 <비엔나 1900>이 있겠다. 나도 2월 말까지인 전시에 늦지 않으려고 서둘러서 예매했다. 이 전시를 예약하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았나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만난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정우철의 다시 만난 미술>은 작가인 정우철 도슨트가 작가별로 묶어서 작가의 인생을 한편의 스토리텔링으로 드라마처럼 보여준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한 챕터에 묶일까 싶었던 작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킥일 것이다.

특히 이중섭과 모딜리아니가 사랑에 대한 관점을 향유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었다. 이중섭의 시대상과 부인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말년에 그려진 황소들의 터치를 보니 이야기를 듣기 전과 후의 감정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광기에 사로잡힌 것 혹은 피 묻은 소의 마음 등 파괴적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면에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절망에 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고 생각하니 거침 속의 울분이라는 느낌을 잘 알겠더라.

반대로 에곤 실레의 이루어지지 못한 <가족>이라는 작품은 이루어지고 싶었던 그의 밝은 꿈이었다는 것에서 무척 참담한 느낌이 들었다. 에곤 실레의 기괴한 선 사이에서 앞으로의 행복을 꿈꾸는 따뜻한 모습이었는데 결국 이루어 질 수 없었다니...

지금 중년이 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그러나 78세에 붓을 들어서 기존에 색칠하는 것을 좋아했던 <애나 메리 모지스>가 화가가 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남들이 나이 들어서 이제야 뭘하냐고 하던 말던 자신의 열망대로 움직이는 것이 사람에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보니 빌레로이 보흐의 그릇에 있는 아기자기한 그림 같아서 귀엽더라. 예전 본인이 살던 고향과 사람들을 그려놓은 그림들인데 따뜻함이 느껴졌다. 101세에 타계하면서 1600여점의 그림을 남겼다고 하니 80가까이에서라도 시작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 확실히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는 것 같다.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된 화가도 있었다. 뭉크와 같이 묶인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 였다. <베를린 거리 풍경>의 그림을 보면 사람들의 얼굴이 간단하지만 묘하게 읽히는 표정이었다. 거만, 무시, 차가움 그런 느낌이 든다. 내가 느낀 소감은 남자고 여자고 드랙퀸 같은 얼굴 묘사라고 해야할까. 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정신질환을 얻었다. 그 후 자살로 생을 마감한 화가라고 생각하니 조금 더 평화로운 시대를 만났다면 그의 그림 속 사람들도 좀 더 온화한 표정이지 않았을까.

초반에 들었던 노란 옷의 관객처럼 따뜻한 그림을 보고 내 속은 이렇게 피눈물이 나는데 이렇게 밝은 그림을 봐야할까 싶을 때도 있을거다. 그렇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림을 그렸던 그 화가도 있는 힘껏 인생의 격동에서 찰나의 행복을 끌어낼 것일 수도 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인상 못지 않게 그들의 스토리를 이해함으로 감상폭이 더 넓어짐을 느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