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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증 생존자입니다 - 우울증을 극복한 세계적 위인들과 ‘우울증 생존자’ 나의 이야기!
최문정 지음 / 창해 / 2024년 11월
평점 :
나는 우울증 생존자입니다 - 최문정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개인적인 우울증에 대한 경험담과 세계적 위인들이 겪었던 우울증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각 인물에 대한 서사와 거기에 자신과 비슷한 점 등을 적절히 이어서 이야기해주는 덕에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감이 느껴졌다. 결과적으로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우울증에서 본인은 생존한 생존자이며 환자이고 치료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본인도 우울증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병원을 가지 않고 버텼는데, 결국 갔더니 중증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나도 작년에 직장 내에서 괴로웠던 순간이 생각날 만큼 회사나 학교에서 오랜 시간 지내는 사람과의 트러블이 얼마나 괴로운지 안다. 작가가 밝힌 교감과의 일 몰아주기와 그걸 다 해내려고 억지로 몸과 마음을 불태웠던 시간들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나 역시 완벽주의자도 아닌데 슬픔과 힘듬을 내 부족함이라고 여기고 죽을 듯이 발악했었다. 그러나 꼭 인생에 완벽해야만 하는 것은 없다. 너무 힘들면 그만해도 된다. 포기하고 싶은 것은 적당히 그만두고 낭창낭창하게 사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렇지만 포기하라는 것이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자.
처칠, 뉴턴, 라흐마니노프, 뭉크, 베토벤, 톨스토이, 링컨의 이야기가 나온다. 처칠이야 뭐 <검은 개>로 유명하다지만 뉴턴도 우울증이 있었는 줄은 몰랐다. 역사의 위대한 인물에게 어머니에게서 버림받음과 관련해 결핍이 고착되어 있었다니 말이다. 뭉크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절규>라는 그림을 엄청나게 많이 보았는데 그게 자연이 내지르는 비명이었다는 것도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뭉크의 그림이 인간의 불안을 제일 잘 나타내주는 그림이란 건 익히 알았는데, 그의 병력에 관련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측은해졌다. 어머니의 죽음에 이어 아버지의 우울증과 조현병 그리고 학대 까지. 그렇게 자란 뭉크에게 불안이 깊게 드리워진 건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뭉크의 그림을 보면 작은 아이의 괴로움이 같이 느껴질 것 같다. 그의 그림에 대한 병적 집착 때문에 본인의 창고에 보관했고 생전에 전 작품을 오슬로시에 기증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이외에도 대 작가인 톨스토이 노예해방의 주역인 링컨도 우울증으로 고생했다니 놀라웠다. 끝까지 고생하면서도 곁에 있는 우울에 집어삼켜지지 않고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꼭 이들처럼 되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해낸 것처럼 우울에서 생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깊었다. 본인의 정신력이 약해서 우울이 생긴 게 아니다. 우울증도 역시 병이며 치료를 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우울증에서 생존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