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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인사이드 아웃 보고 울었잖아 - 어른이 된 우리가 꼭 만나야 할 마음속 주인공
이지상 지음 / 북서퍼 / 2024년 10월
평점 :
나 인사이드 아웃 보고 울었잖아 - 이지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를 보자마자 신경이 쓰였다. 성별은 알 수 없지만 누가 봐도 조그마한 아이가 쭈그려 앉아있다. 무슨 할 말이 있는 것만 같은데, 눈은 지긋이 땅을 바라보고 있다. 입도 꾹 다문 듯 요새말로 <할말하않>느낌이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띄워져 있는 노란 말풍선은 공백으로 채워져 있다.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를 봤는가? 나는 1편부터 최근에 개봉한 2편까지 전부 극장에서 보았다. 특별히 2편은 예전에 봤던 추억을 되살리고 싶어서 나의 귀염둥이 <슬픔이>가 얼마나 더 귀엽게 등장할지 궁금해 했었다. 물론 나는 결론적으로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울지는 않았다. 1편처럼 동화처럼 내 감정 컨트롤타워가 수장 기쁨이의 의지처럼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도 최애가 슬픔이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2편에서도 기쁨이가 대장노릇을 하는데, 물론 삶에서 환희가 주는 그 반짝거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 줄 안다. 그렇지만 무의식으로 던져놓은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의 기둥도 나의 것이다. 운명으로 연결된 듯이 인생이라는 인간의 성장기록 앞에서 다양한 감정들이 생겨난다.
책에서 결국 내 안에 있는 <내면아이>와 이야기의 물꼬를 터보기를 강조하고 있다. 웃음코드가 있었던 게 내면아이와 소통해야지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와의 조우를 하면 안된다고. 그렇다면 당장 진료를 받아봐야 할 지도 모른다.
아무튼 내면의 아이는 표지의 저 친구처럼 처음에는 어른인 내가 마음을 살펴주려 할 때 곧바로 재잘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시간을 들여서 어른이 된 내가 꼭 만나야할 주인공이다. 내면아이인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자. 일단 물어보자.
작년에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뭐라도 혼자 잘 해보고 싶어서 잘 차려입고 좋은 곳으로 출사를 갔다. 풍경사진을 찍으러 간 것은 아니고 내 사진을 남기고 싶어서였다. 사진을 찍는다는 핑계로 웃다보니 정말로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고 웃어서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시간이 기억나서 올해도 2년째 같은 곳에서 추억사진을 찍고 왔다는 것이다. 내가 오늘 나와 더 친해졌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었다. 작년의 그 가을날과 올해의 추억이 쌓여서 더 기분 좋았다고 하면 믿어질지 모르겠다. 올해는 물론 작년의 힘든일을 버텨낸 나를 더 기특하게 생각해 주었다. 나도 이런 소중한 경험을 했기에 당신도 내면아이와의 시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일기쓰기도 좋고, 흘려보내기도 좋다. 무엇이든 시도해보라.
초반에 나왔던 아프리카 부족이 우울증에 걸리면 묻는다는 네 가지 질문을 각자에게 해봐도 좋을 것 같다. 당신은 마지막으로 노래/춤/자신의 이야기를 한것/고요히 앉아 있었던 것/은 언제냐고. 노래와 춤이 자신 없다면 당신과 당신의 이야기를 해보자. 머릿속에 불안이가 날뛰고 있는 것 같아 힘들다면 그저 고요히 앉아서 생각을 가다듬는 것 만으로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