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요리하는 레시피 84 - 고전으로 배우는 직장인 처세학
이재토.이홍의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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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요리하는 레시피 84 - 이재토 , 이홍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제 지구내의 최강국인 미국의 대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책을 읽으며 계속 생각해본 것이 지금이야 같은 참모진이겠지만 당선인과 낙선인의 캠프에서 보좌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또 어떤 희비가 갈릴까 하는 생각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권력의 이미지는 이처럼 거대한 것이다. 이번에 읽게 된 <권력을 요리하는 레시피 84>는 이처럼 나라에서부터 작은 소그룹까지 권력이라는 힘이 생겨나는 곳에서의 처세술을 담고 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경쟁시대인 전국시대의 인물 <한비자>의 가르침을 통해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해 시원함을 느꼈던 것은 그림 작가가 그려준 삽화와 이야기마다 붙어있는 보고서 형식의 이야기 인식표였다. 파트130번째 같은 이름(: 이야기2-11-43)으로 내가 어느 일화가 좋았다고 생각하면 책을 다 뒤지지 않고 인덱스를 할 수 있는 좋은 기능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가 참 괜찮다 싶어서 필사하거나 메모하려고 하다가 책의 어딘지 몰라서 기억에서 잊혀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순번 매기기로 이런 라벨링이 편해졌다.

언제나 회사생활에서 평탄한 일만 있지 않아서 최근의 나의 위치와 기류를 파악하듯이 읽었다고 하는 말이 맞겠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몇 개 풀어보겠다. <확실한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챕터다. 위에 적어놓은 라벨이니 책을 만나보실 분들이라면 읽어보면 좋겠다. 제나라에 왕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화공에게 왕이 묻는다.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것이 뭐냐 물으면 개와 말이라고 한다. 그럼 가장 그리기 쉬운것을 물으니 <귀신>이라고 한다. 개와 말은 사람들이 잘 아는 것이며 조석으로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기에 똑같이 그렸다고 해도 똑같다고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귀신의 경우 형체도 없고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자기 마음대로 그려도 누구하나 뭐라 할 사람이 없으니 그리기 쉽다는 이야기였다.

나의 경우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일의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참조를 걸면서까지 유독 확실한 것을 강조하려는 경향이 있다. 오늘도 그래서 스트레스를 무척 받은 날이었다. 너는 이것을 말티즈라고 하고, 거래처는 포메라니안이라고 하고, 나는 비슷하지만 말티푸라고 하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하겠다. 각자 큰 개념에서는 개를 말하는 것이 맞지만 품종은 다르니 엄밀하게 내가 맞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결국 일이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사람이라도 굽히고 타협하려고 해야한다. 직장생활에서 그게 대부분 내가 된다고 하면 속이 쓰리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또한 <힘든 일도 쉬운 것처럼 보이라>라는 파트에서 내가 너무 앓는 소리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했다. 매일 하는 일이지만 긴 호흡으로 끌어가서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다.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이 일을 완수해냈는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내 성에 차게 나를 우쭈쭈 해주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더 정신건강에 이로울지도 모르겠다. 책에서는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지 말고 다음번에는 겉으로 일이 수월하여 노력도 별로 안했으며 단지 운이 좋았다고 해보란다. 물론 일폭탄이 몰려올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겉으로 티는 안내지만 속으로는 부러운 기색을 보일 거란다. 낑낑거리며 해낸 일 중독자처럼 보이는 것보다 별 것 아닌 것처럼 해낸 재능 있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낫다고. 쉬운 일은 어려운 일처럼 차분히 실수 없이 하고, 어려운 일은 쉬운 일처럼 용기를 잃지 말란다.

오늘 낮에도 독대하면서 내가 이번 주 내내 얼마나 힘겹게 이 일을 완성하고 있는지 어필하는 직원에 대한 이미지가 어떨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내 업무성과를 말하고 싶었지만, 관리자 입장에서는 내 과부하 때문에 다른 사람을 들이고 싶지는 않았을까에 대한 생각까지 미쳤다. 결국 조직도 사람이 이끈다. 사람사이의 기류를 읽고 처세를 현명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면면히 드러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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