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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에서 수호천사를 만나 사랑에 빠진 이야기 - 이희주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지금까지 달달북다에서 로맨스 시리즈로 나온 4권을 모두 읽었다. 이희주 작가의 소설은 처음 접했는데 솔직히 2.5번 읽었다. 왜 달달북다의 이야기는 짧은데도 여러 번 읽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이번에도 나의 머릿속에는 어떤 부분을 퀴어라고 생각해야 할까를 생각했다. 내가 참 많이 생각한 장면은 마지막 가는길에 누나의 다리는 소우에게 어떤 이미지였을까 하는거다. 짧은 내용 중에서 대단히 스포가 되는 부분이라 이렇게 밖에 쓸 수 없는점. 내가 분명히 성정체성이 다른 사람이라고 인식했는데 왜 하코네에 치마를 꿰어 입었다는 부분이 이해가 가질 않는 것인지 여러모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소우와 똑 닮은 사람을 본 하코네의 그 남자는 여자 옷을 입은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 자체에 놀랐다고 했다. 원래는 여장남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을 봐주기를 거기에 당신의 과오가 혹은 이기심이 덧붙여져 있음을 보기를 바랬던 것 같다.
소우가 사랑한 천사(이름없음. 지어줄려고 하다가 끝내 부르지 못한 이름)는 내 생각에는 4명이 아니라 3명이 될 것 같은 생각을 계속 했다. 작가의 말에도 나오는 도대체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이희주의 소설이란 말에 나도 찬성 한 표를 지긋이 얹어본다. 도쿄로 훌쩍 떠나서 팬픽을 신나게 쓰고 카타르시스를 얻은 다음 개운하게 선인세를 받은 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작가의 말도 재미있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에 즐거움도 있고. 해야하는 일이지만 그 일을 완성하며 느끼는 성취도 있다.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이것이다. <다르다는 건 벌을 받는 것과 같은 일>이라는 말이다. 남들과 다른 괴이를 보는 소우가 벌을 받는 것과 같은 삶을 산다는 건 이해할 수 있다. 천사라고 불리는 생명체를 집에 재우고 단 것을 먹고 축축하고 서늘하지만 붙어있고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본인은 인간이라 돈이 필요했다는 자조적인 말과 함께. 다르다는 삿대질에서 벗어나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다는데, 그 중에 하나가 슬픈 길이라 가슴이 아팠다. 즐거운 로맨스를 상상했다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나는 어디 남들과 다른 것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지 않나 다시한번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