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기 오면 다 잘될 줄 알았지
곽세영 지음 / 영림카디널 / 2024년 9월
평점 :

여기 오면 다 잘될 줄 알았지 – 곽세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실리콘 밸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브런치에 쓴 글들을 모아서 엮어낸 책이다. 최근 구글 부사장이었다가 하루아침에 해고 당한 분의 글과 새롭게 개발자로 전직하기 위한 지침서 등을 읽었던 터라 이 두 가지의 내용과 미국에서 이민자로서 살아가는 삶까지 더해진 이야기가 흥미를 끌었다. 물론 내가 이과생이긴 해도 개발자로서의 두뇌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매일 수 없이 마주하는 어플리케이션과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보면 이런 것을 만들어 보는 삶은 어떨까 하고 상상하게 되곤 한다. 작가도 화학 전공이었고 27살까지는 한국에서 취업하고 지냈다고 한다. 그러다 부트캠프에서 개발자로서의 공부를 하고 실리콘밸리로 입성한 케이스다. 물론 짧은 부트캠프에서의 역량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대학 4년 동안 1교시 전에 영어학원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녔다는 성실함이 있었다는 것을 에필로그에서야 소박하게 밝히고 있었다. 실리콘 밸리에서의 취업이 당연히 영어가 유창해야 한다는 것은 이 정도의 노력이 뒷받침 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보통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우는 구글에서 사원들에게 제공되는 펍이라던가 다양한 편의시설들을 보며 우리는 부러워 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사내에서 한잔 하면서 업무를 릴랙싱 하는 문화도 있어서 회사에서 술한잔 걸치고 일해도 그렇게 외람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가 생각할 때 실리콘 밸리에는 거대 기업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고 많은 인재들도 대기업만을 원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이는 상장되기 전 스톡옵션을 통해서 봉급보다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단다.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이고 장업한지 10년 이하의 비상장기업)들이 되기 전의 알짜배기 스타트업에서 능력발휘와 미래를 동시에 걸어본다고나 할까. 또한 10년차 개발자로서의 업력으로 보면 꼭 연차가 찾다고 해서 관리자로 승진하거나 직무를 변경해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개발 업무가 맞으면 계속해서 잘할 수 있는 일에 남을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또한 내가 관리자로의 승진을 원한다면 자신의 업무성과를 브리핑하는 <본인 승진 요청서>를 작성하기도 한단다. 내용에는 자신이 이룬 성과와 팀웍, 매니저의 리더십 등의 쿠션내용, 마지막으로 본인의 업적으로 회사에 어떤 이익이 조직에 돌아왔는지를 분석해서 쓴다고 한다. 보통 이런 내용 정리는 내 경험에 비춰보면 연봉협상 전에 리스트업을 해둔다. 그런데 나를 승진시켜야 하는 이유를 제출하고 요구한다는 것이 참 실리콘밸리 스럽다고 생각했다. 이와 반대로 시말서처럼 <성과 증진 계획(Performance Improvement Plan, PIP)>을 보고해야 할 때도 있다. 문제가 계속 되는 경우 회사에서 공식적 문서보관을 위해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공포의 PIP를 받으면 작성하기 보다 이직이나 퇴사를 생각하는 직원이 더 많다고 한다.
국내보다 조금 더 유연하게 재택근무를 지향하기도 하고, 하루 아침에 정리해고를 하기도 한다. 많은 연봉과 사람들과 캐주얼하게 어울릴 수 있는 사내문화가 있지만 40대 이상은 조금 적어지는 그런 곳.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동료들과 살아가고 있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잘 그려준 책이라 특히 미국취업을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나는 링크드인처럼 이제 회사와 개인사까지 넓어지는 sns까지 해야 한다면 어쩌나 하고 생각해보았다. 이제 서류가 아니라 인맥추천에 의한 방법으로 실리콘밸리에서 통용된다고 하니 영어공부와 링크드인을 통한 인맥찾기도 필수템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