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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CULPTURE 2 -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1 ㅣ K-SCULPTURE 2
박천남 외 지음 / (사)K-SCULPTURE 조직위원회 / 2024년 9월
평점 :
K-SCULPTURE 2: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1- 박천남 외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미술 특히 회화작품 보는 것을 좋아한다. 미술관에도 종종 다니는 편인데 늘 조각 전시회를 가면 여러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소재나 설치 방법 어떻게 제작했을까에 대한 의문이다. 이번에 읽은 〈K-SCULPTURE Ⅱ-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1〉은 2023년 1년간 〈문화일보〉에 연재된 칼럼을 엮은 책이다. 덕분에 12인의 비평가들이 12인의 조각가를 선정해 그들의 미술관과 작품을 편하게 만나볼 수 있었다. 아마 칼럼으로 게재되었을 때보다 작가의 인터뷰를 큐알코드로 만나볼 수 있고, 다양한 연작의 작품들까지 보여주는 책이라 매우 즐겁게 읽었다.
먼저 책 표지에 등장하는 <다중적 환영 : 산1>을 조각한 김재각 작가에 대한 이야기다. 여담이지만 흔히 큰 건물 앞에 조각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 않는가. 우리 동네에 있는 수많은 건물들 앞의 작품 중에서 김재각 작가가 말하는 <투과성>에 대한 연장선이 떠올랐다. 좋아하는 작품이 연성된 금속(아마도 철)로 된 체리 조각이기 때문이다. 매끈한 표현이 아니라 바라보는 곳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작가 또한 사람마다 다양한 형상을 품을 수 있는 작품을 연구하면서 투과성 있는 재료를 찾았고 그것이 망과 얇은 스테인리스 와이어라고 한다. 표지에는 산의 부분만 보여지는데 전체 작품을 위에서 본다고 생각하면 한 마리의 고대 물고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다른 관객이니까 산이라는 작품 제목을 보고 꼭 산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앞장에 실린 산5번 작품이 뭔가 중심을 오롯이 잡고 있는 것과 음영으로 인해서 철인데 참 돌같다 라는 생각도 했다. 추상적인 느낌도 강하고. 재료의 표현력과 물성이 중요한 조각에 있어서 철의 사용은 획기적인 일이라 한다. 전통적인 구상 조각은 나무나 돌 같은 덩어리를 깍아 내는 조각, 흙이나 석고를 붙여가면서 형태를 만드는 소조, 점토로 만든 모형을 석고틀을 떠서 쇳물을 부어 주조하는 캐스팅이 있다.
다음 작가는 중력에의 관심에서 up이라는 주제로 강화되고 있는 전강옥 작가이다. 위태하게 느껴져서 사진으로만 봐도 계속 작품을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균형과 불균형 사이에서 사람이 느끼는 심리적 긴장감을 이용했다고 생각한다. 작품<삐딱하게 서있기>는 실제로 책장이 집에 저런식으로(기울어져) 있을 수는 없지만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최근 작가의 자유와 일상을 털어버리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풍선>이 등장하는 작품이 더 싱그럽게 와닿았다. <기울어진 의자>가 특히 마음에 든다. 차갑고 물론 떠오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저 기울어진 의자에 앉는다고 상상해보면 애니매이션 <업>의 한장면 처럼 일상에서 비일상의 환상으로 전환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빨간 풍선의 이미지가 아마 오즈의 마법사의 빨간 구두처럼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언제 어디서라도 저 풍선(구두)만 있으면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거라는 상상처럼 말이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활동하는 많은 조각가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상당히 즐거웠고 책에서 평론가들의 문장 뿐 아니라 어떤 의식을 가지고 계속적인 작업 혹은 앞으로 변형된 작업을 할 예정인지까지 드러내 준 인터뷰가 있어 일반적인 도록보다 훨씬 가치있게 느껴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