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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수업 - 재혼부부를 위한 10가지 실천 매뉴얼
테리 가스파드 지음, 강형은 옮김 / 꿈결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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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수업 - 테리 가스파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보통 요새는 2쌍이 결혼하면 1쌍은 이혼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간에 이혼을 하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재혼이나 삼혼에 대한 시선도 열려있다. 책을 읽어보면 재혼가정의 이혼율이 초혼가정에 비해 훨씬 더 높다고 한다. 그만큼 새로운 사람과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드는 일이 커플의 사랑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기존에 나와 있던 재혼관련 책들이 재혼 가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한 쌍의 재혼 부부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어서 많은 인터뷰이와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재혼을 계획하고 있거나 하게 될지도 모르는 분들이 미리 읽어두면 좋을 내용이다. 책은 양장본이고 400쪽에 이른다. 무게가 상당하지만 새로운 가족이라는 무게에 합당한 무게라고 생각하고 읽어보면 좋겠다.
책은 차근차근 재혼부부를 위한 10가지 실천 매뉴얼로 이루어져있다. 이는 가족문화 만들기, 재혼 생활, 이전 결혼생활의 문제들, 돈 문제를 개방하는 법과 부부의 친밀감을 높이는 법 까지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나의 경우 4장인 <돈 문제를 숨기지 않고 개방하는 법>과 8장 <재혼가정의 갈등의 씨앗을 잘 다루는 법>이 제일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재정적인 문제가 재혼가정에서는 발생하는 것일까. 어떤 면을 염두에 둬야할까 말이다.
그 전에 상처를 받아서 아직도 이전 결혼생활의 트라우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정독 하라고 하고 싶다.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전에 생각의 매몰에 빠져있는 것은 좋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메타인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마다 참기 힘든 기준점이 존재한다. 유명했던 광고 중 사랑이란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일이라고 하지 않던가. 나의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을 요청하거나 내 취약한 부분을 개방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방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아니지만 먼저 떳떳하게 밝히기가 좀 나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배우자에게 있어서는 이러한 고백이 편안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봐야 한다.
도움을 받는 것은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서로의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알지 않는가.
이전 결혼생활에서 외도가 있었다면 재혼 결혼생활 중에도 배우자의 외도가 발생하는지에 대한 레이더를 곤두세우고 있지 않겠나.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하지만 과민한 반응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드디어 <돈>이야기다. 듣기로는 황혼 결혼을 하는 커플들 사이에 혼전계약서 등이 이제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 그만큼 각자의 경제사정과 새로운 가정, 그리고 그 전에 일궈왔던 가정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돈을 미리 상의할 필요가 있다. 재혼 후에 새로운 자녀가 태어날 경우(재혼친자녀) 각자의 경제관념이나 유지하고 싶은 경제시스템에 따라 많은 문제가 촉발될 수 있다. 부부의 돈을 합쳐야 할지 따로 관리해야 할지부터 정해보자. 저자의 경우도 재혼 전에 빚이 있다는 것을 100% 오픈하지 못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만큼 경제적인 문제는 갈등의 씨앗이 될 경우의 수가 크다. 하물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속여서 재산을 탕진하는 등의 재정적 배신을 경험했던 사람은 훨씬 돈에 대한 투명한 오픈을 원할 것이다. 자금관리 시스템의 경우 둘의 돈을 모두 합쳐서 쓰는 공유경제시스템, 수입은 각자 관리하되 지출은 반반 부담하는 이중경제 시스템이 있다. 마지막으로 각자와 재혼 전 친자녀에 대한 지출은 알아서 하고, 재혼가정의 유지비용을 제3의 계좌에 파킹하고 뽑아쓰는 형태의 삼중경제 시스템이 있다. 어떤 시스템을 활용해볼 것인지는 서로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혼전합의서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자산, 부채, 보험, 퇴직금, 차량이나 보석 등 굵직한 필수재정정보는 오픈하고 협의하도록 하자. 일단 나의 경우 자산부터가 막막하다. 많이 오픈하고 싶은데 오픈할 자산이 별로 없어서 다행인걸까. 재정적 배신을 감지할 수 있는 여덟 가지 신호 중에서 몇 가지를 팁으로 적을까 한다. 요새는 우편물보다는 스마트폰 고지서를 이용하긴 하지만 내가 모르는 배우자의 카드명세서를 보았을 때 그냥 넘어가지 말자. 또한 벌이나 특별한 수입증가가 없는데도 나에게 숨기는 물건들을 가지게 되었을 때 확인해 보자. 그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쪽으로 돌리거나 바쁜 척을 할 것이다. 이것과 더불어 돈에 관련한 대화를 나누려고 하면 지나치게 감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방어적일 때 합리적 의심을 해보자.
내가 관심 있게 본 <돈>이외에도 감정적 친밀도, 성적매력 회복하기 등 인생에 도움 되는 글들이 많았다. 아마 자녀가 있는 분들에게는 양육이라는 파트가 훨씬 더 와 닿을 것 같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재혼을 선택했다면 불행을 몰아내고 행복을 위한 관계설정에 힘써야 한다. 그 네비게이션으로 재혼수업을 치트키로 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