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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홀로서기 인생철학 - 균형 있는 삶을 위하여
서경홍 지음 / 굿모닝미디어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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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홀로서기 인생철학 - 서경홍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쇼펜하우어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상당히 염세주의적인 철학자라 나와 결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 때 읽었던 책이 <소품과 부록>의 발췌본이라는 것을 <쇼펜하우어, 홀로서기 인생철학>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원작이 소품 1권과 부록 2권이지만 양이 상당하다고 한다. 작가가 소장하고 있는 원본 파일로도 A4 800 매나 된단다. 그리고 소품과 부록이 완역본으로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쇼펜하우어의 oo 의 제목으로 많은 책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작가는 독일에서 철학을 공부했기에 쇼펜하우어가 영향을 받은 다른 철학자나 그의 인생에서의 많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해준다. 어원에 따라서도 있고, 시대상에 따라서도 자세한 주석이 붙어서 <한 인간>으로서의 쇼펜하우어를 이해하게 되는 배경지식을 삼을 수 있어서 좋았다. 칸트와 그렇게 수없이 같이 산책을 다녔지만 말년에 해고한 람페. 그렇지만 사람과 친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다녔던 반려견 아트만. 지금 현대 사람들처럼 저녁시간이면 아트만과 같이 돌아다니는 좀 심술 굳은 인상의 할아버지를 상상했다면 좀 무례할까. 그래도 결국 인생사 고통이고, 이를 벗어나는 행복을 자기가 찾아낸 사람이라면 동물과도 친화력이 있었을 것 같다. 결국 별일 없이 사는 인생이 최고라는 것을 보면 큰 행복보다 무탈한 게 제일일까 싶다. 생각보다 생업에 종사하지 않았어도 되는 있는 집 아들로 태어나서 학문을 할 기반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시간강사로 취업했지만 학생들이 듣지 않아서 폐강을 하는 일도 있었고 말이다.
이번에 읽으면서 받아들인 내용은 쇼펜하우어가 이야기한 인간의 본성인 어리석음은 세 가지 싹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명예욕, 허영심, 그리고 자긍심이다. 허영심은 나도 꼭 쓸떼 없는 물건을 사들이면서 애정을 충족하는 터라 잘 알고 있다. 보통 명품을 사는 이유가 허영심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가. 로고플레이로 도배된 누가봐도 알아봐줄 법한 물건을 품질은 별로 다르지 않은데 수십배의 가격을 주고 사는 이유가 뭐겠는가. 허영심 때문이다. 그런데 자긍심이 왜 어리석음의 발로일까. 자긍심은 어떤 점에서 자신이 압도적인 가치를 지녔다는 것에 관한 확고한 확신이다. 그러나 허영심은 그 확신을 타인이 믿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라는 것에서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 순기능인 면인 자긍심은 결국 다른 사람의 알아줌을 바라는 허영심을 같이 불러오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내가 잘하는 확신을 나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남이 알아줘야 가치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반작용이 큰 욕망인 것이다. 그렇게 검소하지는 않지만 많은 면에서 나도 남들이 알아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들이 있었다. 쇼펜하우어의 글을 통해서 허영심을 좀 줄일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
기존 쇼펜하우어의 책들을 통해서 인간적이거나 사상적인 베이스를 가진 책을 찾았다면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