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인류 보고서 - 리얼 하드코어 오피스 생존기
김퇴사 지음 / 비에이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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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인류 보고서 - 김퇴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띠지가 과히 근엄하다. <본 도서는 직장에서의 열람을 엄격히 금합니다.> 라는 유언의 압박. 나는 꼭 회상에서 펼쳐보리라 다짐했는데, 공교롭게도 연차 내버린날 책이 도착해서 그냥 한 번 펼쳐나 볼까 했는데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왜냐, 나는 연차인데 오전까지 무보수로 일을 했기 때문이죠. 이럴 바에는(이렇게 계속 내 연차를 디지털노마드화 업무로 변환) 사장님 그냥 회사에 나갈게요 하니까 나오지 말라고 하시면서 계속 전화하시면 어떡해요. 그래서 결국 컴퓨터도 켰잖아요. 웃으며 울며, 침대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시원하게 연차를 반이나 날려버린 시점 웃음 치료를 하고야 말았다. 연차였지만 반 출근의 느낌을 날려버리고 싶었는데 확실히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다.

처음 표지를 보고 약간 미국의 미술가인 로이 리히텐슈타인 느낌의 그림이라 이게 k직장인의 애환을 그려낼 수 있겠나 생각했다. 그러나 가능했다. 뭔가 더 주변과 등장인물이 국내스럽지가 않아서 더욱 더 사실과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목차를 쭉 둘러보면서 어...이거 내 얘기 같은데 하는 편이 있었다. 제목은 바로 <원치 않는 승진>이었다. 이걸 먼저 후루룩 읽어볼까 하다가. 그래도 컷툰이어도 만화는 이어지는 순서대로 보는 게 좋겠지 싶어서 차분히 순서를 기다렸다. 역시는 역시. 내가 생각한 그 내용이 맞았다. 내가 퇴사각을 열심히 재면서 도저히 이놈의 회사는 못나오겠다고 생각한 그 때 나에게 내려진 승진이라는 당근. 이렇게 깜빡이도 없이 갑자기? 팀에 아무도 없는데 나 혼자 일하는데 과장이 무슨 경우죠? 여러 축하의 손길들 속에서 진짜 현실 고증 쩔었다고 생각한 게 박수소리 가운데 <밥 사야지!> 라는 것이었다. 와 이것도 소름 돋는 게 결국 전 회사에서 원치 않는 승진을 한 벅과장은 몇 명들에게 오르지도 않은 월급으로 상급자들에게만 밥을 샀다고 한다. 그런 벅과장을 비웃기라도 하듯 밥을 사멕였던 사람들의 과반수 이상은 벅과장보다 먼저 퇴사했다고 한다. 이놈들아 그럴 거면 밥은 왜사라고 했냐. 끝까지 같이 가자는 말보다 자기들 안위를 먼저 생각하는 건 어느 회사든 다 마찬가지인가 보다 하고 작년이 생각나서 웃고 또 이를 갈았다. 백날 입으로는 때려치운다지만 몸은 착실히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 시대 직장인들의 희노애락에 대하여 이렇게도 통쾌하게 다가간 책은 없었다고 자부하고 싶다. 출근전날 밤 10시에 읽으면 조금이라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웃겼던 에피소드를 꼽자면 나름 연작시리즈인데 98년도에 퇴사한 박종갑 과장님 편이었다. 뭐든 에러가 뜨면 소환당하는 그런 직원 어느 회사나 있지 않나요. 나도 퇴사한지 1년이 넘었는데, 거래처에서 전화와서 갑자기 나도 박종갑 과장님처럼 무덤에서도 끌려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회사 다니면서 기분이 뭣같을 때 <퇴사인류 보고서>를 추천합니다. 막상 퇴사자의 외줄타기는 엄청난 능력자도 힘들다고 그려놓으신 거 보면, 회사 좀 더 참고 거기가 거기니까 잘 다니라는 입에는 쓴 약같다. 웃기지만 남들도 다 그러니까 퇴사한다고 해서 며칠간 날아다니고 다시 입사지원자로 돌아가면 얼마나 고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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