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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퍼트리샤 록우드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평점 :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 퍼트리샤 록우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 1부가 제일 난해했다. 실험적인 글쓰기라는 말이 딱 맞는다. 계속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했다는 말이 맞겠다. 아마도 사람들의 뇌 속은 이런 단편적인 생각들이 나열되었다가 지워지고, 다른 생각으로 채워졌다가 또 전환되고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두서없는 전개 때문에 반전 소설계의 명작으로 꼽히는 커트 보니컷의 <제5도살장>이 계속 그려졌다. 주인공의 머릿속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으니까. 주인공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로 sns스타가 된 사람이다. 근데 그게 나처럼 느껴졌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했는데, 다른 읽은 사람들의 기분도 비슷한가 보다. 심지어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을까를 고민했는데 독자들이 거의 이런 생각을 했다는 거 보면 이런 어지러운 세상에서 이런 물음을 가지게 하려는 것이 작가의 큰그림이 아니었을까 싶다. 일단 1부에 대한 소회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자.
그리고 두 번째는 동생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아픈 조카가 생겨나고 죽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언제나 글을 쓰지만 그게 사람과의 대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프라인 세상에 사는 사람이긴 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 태아를 가졌는데 그에 대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도 생각해보았다. 이것을 온전히 나 혼자 결정한다는 게 괜찮은 일일까에 대한 생각도 함께 말이다. 프로테우스 증후군... 체내 조직의 과성장을 유발하는 아주 드문 유전적 장애라고 한다. 이런 것까지 다 알 수 있는 세상이라니 고마워해야하는 걸까 아닐까.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다. 책에서는 오하이오 주의 법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선택이 가능했다면 그녀는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도 생각해봤다. 결국 한 생명이 사람들을 많이 바꾼다. 그게 좋든 실튼 바뀐다는 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얻은 한 가지 깨달음이다. 좋든 싫든 사람들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같이.
아마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무척 불쾌지수가 높은 날에는 나와 싸울 수 있으니 쾌적하고 아주 한가로운 휴양지에서 본다면 권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가 미국의 시인이면서 이 책이 그녀의 첫 소설이라고 하는데, 왜 미국에서는 이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까. 불편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람들의 불편함을 야기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