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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너를 위해 준비했어
농호 상하이 지음 / OTD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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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너를 위해 준비했어 - 농호 상하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회사에서 상하이 출장이 있어서 그에 대한 어레인지 업무를 맡았다. 확실히 일본에 비해 촉박하게 가기에는 중국이라는 나라는 입국사증(비자)문제 때문에 장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 첫 방문이라면 단수비자만 가능하고 두번째 이후에는 복수비자 발급이 가능하다. 그래서 작가가 밝힌 것처럼 차고 넘치는 일본 여행기에 비해 중국 여행기가 덜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냥 표만 있으면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기에. 아무튼 이번에 급행으로 일주일 만에 호다닥 준비를 하면서 내가 다녀왔던 2000년대 중반의 상하이와 2023년의 상하이는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일단 외국인들에게도 알리페이(쯔뿌바오) 같은 휴대폰 큐알코드로 결제하는 시스템이 적극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결제 어플의 미니버전으로 택시(딩딩)도 부를 수 있고, 결제도 할 수 있게 중국도 참 많이 바뀌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다녀온 상하이의 어떤 부분이라도 겹치겠지 했는데, 신티엔디(신천지) 일부분과 한국 사람이라면 다녀와야 할 임시정부 소개였다. 그리고,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를 제외하면 겹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건 상하이의 여행책자 어디를 봐도 나오는 것이니 거의 뭐 안보고 온다면 이상할 지경이기도 하고. 최근 대륙에서 인기 있는 밥집, 트렌드, 콜라보레이션 등등이 궁금하다면 현지에서 살고 있는 <농호 상하이>의 추천대로 코스를 짜보는 것도 좋아 보인다.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온 블루보틀도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상하이에 블루보틀이 1호점을 비롯 3호점까지 개점했으며 얼마나 핫 한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아, 저자의 이름 농호 상하이의 <농호>는 농허와 농호 사이의 <니하오>와 같은 상하이 사투리 인사말이라고 한다. 언젠가 상하이에 방문한다면 상하이니즈까지는 아니지만 상하이랜더처럼 <농호>를 외쳐보고 싶다. 그 다음에는 쭈굴쭈굴 하게 <팅부통>을 이야기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러면 상하이니즈들이 더 반겨주지 않을까 싶다.
프랑스 조계지의 <푸싱공원> 근처 임시정부 요원이었던 김해산 거주지가 있다고 한다. 웬창리 13호에 한국어로 <김해산 거주지>라는 현판도 걸려있다. 대한민국 청소년 외교단 동아리가 자발적으로 주민의 동의를 받고 설치했다고 한다. 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곳을 다음번에는 그 고마움과 함께 거닐어보려 한다.
이외에도 역시 중국하면 미식의 나라로써 먹는 이야기의 부분에 귀가 쫑긋했다. 아직도 예원근처 <남상만두>에서 먹은 샤오롱바오와 후식으로 마신 스타벅스 커피가 생각난다. 그런데 이런 올드패션은 이 책에 실려 있지 않다!! 상하이의 아침식사는 상하이 총요빙과 요우티아오 그리고 도우장이라 한다. 총요빙은 중국식 페스츄리로 상하이의 것은 파가 많이 들어간다고. 그리고 참 들은거 없이 보이지만 맛있게 생긴 것이 파기름 비빔면인 총요우반미엔이라고 한다. 아마 막국수 중에서도 들기름막국수처럼 뭔가 들은 거 없이 면만 있어 보이는 버전 같다. 소면과 우동면 중간사이의 면에 파기름과 간장 설탕을 넣은 메뉴라는데 소박하면서도 개운하게 맛있을 것 같아서다. 예전에는 설탕이라는 것 자체가 고급 재료였기 때문에 그 의미를 생각하고 먹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설명이 없었다면 이런 비빔면보다도 못한 게 왜 유명한거지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외에도 광둥요리나 사천요리 맛집도 같이 소개해준다.
책을 읽으며 내 생각보다 훨씬 글로벌해지고 천조국의 향이 느껴지는 상하이를 만날 수 있었다. 확실히 상하이 사람들은 중국 사람들이라 자신들을 칭하지 않는다는 지역부심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마 내년에는 나도 상하이 출장으로 이 모든 것들을 직접 눈으로 볼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유용하게 메모했다가 남들이 허둥지둥 댈 때 현지인처럼 짠 하고 핫플레이스를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