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의 꿈
정담아 지음 / OTD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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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꿈 - 정담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세상에 인어가 있고 기후위기와 미세 플라스틱 때문에 다른 거주지를 찾아야 한다면 거기는 어디가 될까? 주인공 <이나>는 인어다. 앞서 말한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인간들이 살고 있는 육지를 살펴보고 적응해야 하는 임무를 맡았다. 동화속의 인어와 <인어의 꿈>의 인어가 다른 점이라면 우르슐라(aka. 문어)의 물약을 먹지 않고도 다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다리의 유통기한은 약간 신데렐라 처럼 12시간 주기인 인어도 있고, 이나처럼 8시간인 인어도 있다. 이때 바닷물을 하반신에 뿌려주면 임시방편으로 지낼 수 있다. 이렇게 다리가 한시적으로 생겼다 말았다 해서 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알바자리도 못 구한다는 아이러니. 이건 참 비교하자면 이런 자신만의 남들에게는 알릴 수 없는 사정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처럼 읽혔다. 그리고 바다의 기후변화로 인해서 사람만큼이나 병들고 있다.

이나를 도와주는 인간이자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 아리송한 인물인 은수가 나온다. 처음에는 다 주인공들의 이름들이 중성적이라 시현과 이나처럼 은수도 여자인 줄 알았는데 사촌오빠라는 설정에 혼자서 깜짝 놀랬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조연이면서 인어종족과 인류를 이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비지니스적 측면에서나 생물학적 측면에서나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

내가 제일 공감한 사람은 이나도 은수도 아닌 전세집을 차곡차곡 마련한 <시현>이다. 서로 서로 이용하는 거라는 걸 알면서도 페이크다큐를 찍자고 제안 한다든지. 하우스 메이트를 구할만큼 빡빡하게 살고 있다는 점이 특히 공감되었다. 내가 힘든데도 남들이 나를 바보처럼 생각할까봐 끙끙 앓고 있는 측은한 인물이라는 점이 제일 공감 되었달까. 나의 아픈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서 거의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죽을 끓여왔는데, 저놈의 지지배는 참기름을 얼마나 쓴거야 하고 생각했다는 점이 현실적이었다. 나를 위해주는 건 잘 알겠는데 아까운건 아까운 거라며. 그렇지만 이나도 좋아하는 선율을 같이 듣던 때를 회상하며 한 푼이 아쉬운 찰나에도 그 추억을 팔지 못한 사람 또한 수현이다. 이나가 준 선물을 임의대로 처분한 것도 지극히 인간적이다. 누가 동앗줄을 내려줬으면 염치불구하고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인간이라는 복잡한 군상을 잘 설명해주고 왜 돈돈 거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쫓아야 하는지, 무엇 때문인지 잘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판타지와 지금 시류의 사회사건까지 잘 버무린 소설이었다. 음파로 이야기 하는 기분은 어떨까.

다리가 자라나기 전까지 특훈을 해야 하는 이나의 심정을 상상하면서는 재미있었고, 시현이 밥을 못 먹는 나날들이 생길 때는 나도 아찔했다. 결국 한사람은 구원을 얻었지만 조금 더 육지를 경험하기로 한 이나는 육지를 제2의 이주지로 추천할 수 있을까? 인간을 더 안다면 그러진 못할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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