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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공학 - 불확실한 세상에서 최선의 답을 찾는 생각법
빌 해맥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윌북 / 2024년 7월
평점 :

삶은 공학 - 빌 해맥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부분은 생각하면 많다. 일단 물이 그렇고, 그다음은 스마트폰이 아닐까. 생각보다 음식을 꽤 안 먹어도 오래 살아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호모사피엔스 아니 지금은 호모 도파민 중독자들은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공학의 산물과 떨어져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순수과학을 전공했던 나의 원론적인 성격이 공학자와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순수과학을 공부하면서 그때는 특별히 좋아했던 것 같지 않은데, 왜 우리는 생활에 관련된 것을 하지 않는가에 대한 투덜거림이 존재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제목에서 나타낸 것과 같이 삶은 공학적 태도를 기반으로 하면 중박 이상은 갈 것 같다는 이야기다. 일단 주어진 재원에서 왜 결과가 이렇게 되는지 알 수 없더라도 문제 해결법을 찾아가는 태도가 주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예전에 자도 없는 시대에 아치형으로 높은 천장을 이루는 건물을 만든 공학자를 생각해보자. 그가 지금으로 따지면 공학자면서, 건축가면서 건설업자였을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은 컴퍼스와 쇠막대(길이 가늠 용도) 그리고 줄(끈)이었다. 그를 도편수라 한다는데, 이 단어도 처음 알게되었다. 삼각함수는 몰랐을 지언정 그는 도편수에게만 전해 내려오는 지식법칙을 이용했다. 벽 두께가 아치 폭의 5분1을 약간 초과할 때 안정적인 아치가 만들어진다는 법칙을 득한 것이다. 책에서는 이를 경험칙이라 이르며 공학적 사고라고 일컫고 있다.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경험칙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결국 세상일에 완전한 것이란 없다. 주어진 현실에서 제일 나은 잠정적 결정들이 생각보다 보기좋게 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책에서 말하는 경험칙은 <발견법>이라 하는데 문제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한 첩경으로 사용되는 부정확한 방법을 뜻한다. 아마 인간이기 때문에 안되도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해볼까 하다가 어 되네? 하는 실마리를 잡는 그 순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지금도 이 공학적 사고는 많은 기업들의 회의시간에 브레인 스토밍처럼 마구마구 흘러나오고 있다. 아마 사람들에게 가져야 할 공학적 사고의 핵심은 이러한 독창성과 창의성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한다.
또 책에서 남자들을 위한 자전거에서 여성용 자전거를 만든 조지나 테리의 이야기였다. 지금은 뭐 여성용자전거라 칭한다면 다들 앞에 바구니가 달린 보통 핑크색 외관을 하고 있는 자전거를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자전거라면 운전자의 몸무게를 뒤에 55%, 앞에 45로 분산시켜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남성용자전거에 여성이 타게 되면 몸무게 분포가 앞으로 더 쏠린다. 왜냐하면 안장과 핸들 바 사이의 거리가 몸에 맞지 않게 길기 때문이다. 전에 꽤 비싼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탔을 때 엄청나게 어깨통증에 시달렸던 기억이 있다. 이게 내가 긴장하고 탄 것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디폴드값이 남성용인 자전거를 탔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아마 여성용 자전거의 구조가 좀 더 안장과 핸들바가 가까운 것이며 이를 통해 몸무게 분산을 맞춰주는 공학적 산물이라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자전거를 고를 때 좀 더 이런 부분을 눈여겨보게 되지 않을까. 테리가 재설계한 자전거를 탄 당대 여성들을 환호를 보냈다고 하는데, 그 가치를 알아봐주는 한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 자전거도 공학적 산물인데, 공학이 가진 맹점을 해결하고 보완하는 것 역시 공학만이 할 수 있다. 공학적 방법은 언제나 지금보다 더 나은 것을 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탐구정신이기에 삶은 공학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