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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 - 나답게 살기로 한 여성 목수들의 가구 만드는 삶
박수인.지유진 지음 / 샘터사 / 2024년 6월
평점 :

나무사이 – 박수인, 지유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여성 목수들로만 이루어진 공방을 운영한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 그런데 여기에서 재미나게 읽었던 그리고 그들의 연봉이 부러웠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너무 좋았다. 그런데 나는 그저 책만 읽어봤는데 황선우 김하나 작가가 팟캐스트(팟캐스트명 : 여둘톡)도 하고 있을 줄이야. 실은 책 이외의 매체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나무 사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영양 몰랐을 정보다. 계속 이 작가님들과의 이야기를 이어가자면 <카밍 그라운드>가 여둘톡의 광고주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다른 뻔한 광고라면 안 했을거지만 삶의 방식부터가 비슷한 이들의 만남이 나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프리랜서와 편집자 친구와의 집마련과 동거 그리고 그들의 바운더리를 넓히는 일.
이 책의 작가인 박수인과 지유진도 회사에서 만난 사이인데 집이 필요한 사람과 월세를 받으면 좋을 사람이 만나 이루어진 새로운 가족의 형태다. 책은 자작나무 테이블이 그려진 꼭지는 과거에 과장이었던 박수인작가가 쓰고 의자(확실치는 않다)그림이 그려진 꼭지는 지유진 작가의 글이다. 둘은 새로 기술을 배워서 목수가 되고, 공방을 연 사람들의 비즈니스적 이야기를 쓰려고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두 명의 여성이 만나서 평범하게 자신의 일을 하고, 그 결과물을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펼치고 싶었단다.
그래서 제일 놀랐던 것이 만든 그녀들이 봉고에 상품을 싣고 배송까지 직접 한다는 이야기였다. 제작에만도 상당히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일 텐데, 큰 가구의 경우 배송지가 지방이면 공방 인원 최소 2명이 빠져야 한다. 그런데도 소중히 만든 물건을 그 스토리를 모르는 아무나가 배달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직접배송을 고집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만나는 고객들과의 이야기가 좋았다. 수인 작가가 손을 다쳐서 한동안 공방의 스케줄이 딜레이 된다는 이야기에도 죄송한 마음을 담아 전화했는데, 괜찮으시냐는 답이 돌아왔을 때가 그랬다. 내가 주문한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들이 모여서 이 공방과 가구에 스미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특별히 주문 제작한 소파를 엘리베이터도 없는 4층 집으로 배달 가면서 직배송을 원칙으로 삼은 것을 후회 했지만 뭉클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고객이 써준 편지에 투병생활을 하시는 분인데 소파 겸 침대로 건강히 지내겠다고. 좋은 가구는 좋은 삶을 이끌어 준다는 말을 믿고 건강히 살아내 보겠다는 이야기였다. 나도 전에 계단만 있는 4층 집에 살아본 결과 거기에 장정들도 실제로 가구를 배달하려면 돈을 더 줘야 올려준다는 이야기도 들어 봤었어서 이분들 서로의 마음이 다 이해되었다. 미안하지만 고맙고, 또 고맙지만 꽤나 힘들고 강렬했을 기억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 사무직에서 일하고 있지만, 기술직으로의 전직을 위해 어떤 것이 맞을지 기웃거리고 있는 중이라 실제로 기술직 사업으로의 애환도 잘 느낄수가 있었다. 최대한 이런 내용은 얻을게 없을거라고 하셨지만, 여성이 잘 분포해 있지 않은 직군에서 견습이나 막내생활 자리를 따내는 것도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 되었다. 찬밥 주는 회사 이야기는 진짜 측은했다. 무려 작가님들은 30대에 시작해서 한 건데, 나는 이미 40대이니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사이드잡 정도로 먼저 시작해보거나.
집에 침대도, 책상도 모두 나무로 이루어진 가구를 쓰고 있다. 특히 책상같은 경우 찍히지 않게 하려고 애를 쓰는데, 이런 수고로움도 다 나무의 특성이려니 하고 더 이해하기 되었다. 나무를 가지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안락하게 해주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