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리니 마냥 그리워
성지혜 지음 / 문이당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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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리니 마냥 그리워 - 성지혜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맨 처음 소설은 당돌하게도 엄마의 남편감을 찾는 <아빠 면접 소동>이다. 친아버지에 대한 말을 아끼는 엄마를 대신해서 딸 유리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면접(?)에 나선다. 여기 등장하는 정보회사 사장님과 각자의 인물들 그리고 엄마의 진심이 나중에 등장한다. 왜 유리를 낳고 이렇게 지낼 수 밖에 없었는지.

지나가는 면접자들 중에서는 자신의 시간과 노력에 대한 비용청구를 당당히 200만원으로 한 법무사 선생님이 기억에 남는다. 결국 아빠 면접을 보더라도 엄마의 마음속에 있는 사람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결국 사람의 인연은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두 번째는 작가의 이야기를 묘하게 섞은 듯한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조금 의문이 들었던 <옥도장 이야기>. 나는 실제로 춘천옥이 존재하는지, 옥 광산이 2가지나 있는지는 실은 모르겠다. 그렇지만 중국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예전부터 옥으로 된 장신구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그 어딘가에는 광산이 있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춘천옥 판매장을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해본 것은 비밀이다. 아무튼 나도 요새는 유물처럼 그다지 쓰이지 않는 도장이나 인주 등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내가 쓰는 도장도 감촉과 천연석을 이용한 나에게 딱 맞는 것을 찾느라 시간을 좀 소요했던 적이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도 책에서 등장하는 것 처럼 내 마음에 쏙 드는 준보석을 지니고 있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런 아이템을 찾거나 만나는 건 어렵지만.

<향수병에는 향수가 없다>라는 이야기도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주인공인 새미는 액취증 환자로 수술을 했는데도 냄새라는 아이템에 예민하다. 냄새를 통해 남편 항조의 바람 상대도 가려낼 수 있는 신기한 능력의 소유자. 그런데 향수는 싫고 향수병을 수집한다. 그게 골동품과도 결이 맞아서 예전 코담배를 담아뒀던 비연호도 모으게 된다. 향수병이라고 생각해서 모은 고전 병들이 비연호 병일 수도 있다고. 딸 토리는 옆집 사모님과 친하게 되는데 그녀는 또 새미와 반대로 향수를 수집하는 사람이다. 각자의 사연에 맞게 한사람은 껍데기를 또 한사람은 알맹이를 수집하는 것이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지 사람마다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기에 엄마의 치부를 드러내는 딸의 뺨을 후려치는 새미가 좀 이해가 안가기도 하고. 결국은 유전자로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물려줬으면서 딸이 향수를 좀 쓰면 어떻다고. 아마 내가 물려주지 않았으면 하는 것을, 수술로도 없애고 싶었지만 타고 태어난 자신의 분신을 보면서 자신을 투영한 것은 아니었을까 한다. 결국 사람이든 장소든 물건이든 냄새로 판별해버리는 새미가 버려야하는 것이 <>이라는 집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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