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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좋아서 찍는 내 사진의 즐거움과 불안, 욕망
황의진 지음 / 반비 / 2024년 4월
평점 :

빈틈없이 자연스럽게 – 황의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셀피를 좋아하는 사람에 속하는가 물으면 명확하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자기 사진을 대화창 프로필에 걸어두는 사람은 자기애가 강한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기애보다는 자기 외모가 만족스럽다는 점수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었다. 나의 경우 블로그를 십여년간 운영해 올 정도로 (소심한)관종이지만 얼굴은 올리지 않는다. 당연히 나의 대화창 계정의 사진도 내 셀피가 아니며 이 책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하지 않는다. 내가 찍는 나의 사진은 온전히 내 휴대폰 안에서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오랜만에 <자기사진>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적이 있었다. 새로 이성을 소개받는 자리에 얼굴을 미리 알려 주어야 하는 것이었다. 다분히 의도가 필요한 사진이었다. 그냥 모습만 들어가서는 안되고 적당히 여성스러우면서 자연스럽게 예뻐보여야 하는 책에서 많은 이들이 <자기사진>에서 필수조건으로 내세운 것들이 다 들어가야만 했다. 가뜩이나 내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사람에게 해당 적절한 보정이 들어간 사진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셀렉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이나 각종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위한 셀렉도 다 각자만의 검열이 있다. 이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어서 특히 이 선별에 살아남는 사진에 대한 첨예함은 인간관계의 분쟁까지도 가져올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모습만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사진에 투영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의 일상 공유는 내부의 공유가 자유롭고 태그를 통해 타인도 유입되기 쉽다. 책에서 언급된 철저하게 인스타그램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고 여성들의 사진을 모으고, 팔로잉 디엠을 보낸 논란의 주인공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런데 그 사람이 의도를 가지고 한 일에 대해서 보여주기 위한 채널에서 남의 사진과 소통을 강요한 어떤 선이 문제이고, 어떤 선은 문제가 아닌지에 대한 경계와 불법과 불편함이 왔다갔다 했다.
여성들이 자기사진을 찍는 이유와 최근의 사회쟁점들을 차분하게 정리한 책이라 나는 내 사진을 추억의 연장으로 찍을 뿐이지만, 업로딩 하게 되는 순간 나만의 사진이 아닌 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 역시 자연스럽고 예쁘게 나오는 내 사진을 원한다는 점에서 외모지상주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낱 인간이라는 사실도 다시금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