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 - 식물세밀화가 정경하의 사계절 식물일기
정경하 지음 / 여름의서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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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 정경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식물세밀화가인 정경하 작가가 사계절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엮어냈다. 이책은 북 펀딩으로 이루어졌는데, 긴 호흡동안 작가와 안성의 자연과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어서 오래간만에 편안하게 읽은 책이었다.

책은 겨울--여름-가을 순으로 이루어져 있다. 늘 너무나도 당연하게 만물이 소생하는 <>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책이 나온 계절도 봄이기도 하고. 그러나 첫 페이지에 눈으로 가득 찬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 아마도 연재의 시작이 겨울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확실히 봄을 준비하는 첫 시작은 겨울이 맞는 것 같다.

최근에 이제는 벚꽃도 다 져버렸지만, 회사 사람들끼리 저게 벚꽃이냐 살구꽃이냐 하는 옥신각신이 있었다. 당연히 살구꽃은 거의 본 적이 없어서 벚꽂이 아니겠냐 했는데 살구꽃이었다. 외국에 있을 때는 막 눈이라 그런지 아몬드 꽃을 보고도 벚꽃 같아서 (비슷한 계절에 핀다) 좋아했었다. 물론 벚꽃처럼 꽃비가 후드득 내리는 건 벚꽃이 유일하지만 말이다.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없는 개나리에 대한 내용이 기억난다. 지금까지 개나리를 수 만 번도 더 봤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도 양성화이며 암꽃과 수꽃이 나뉘어져 있을 거라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4n년 살면서 만난 충격 중 하나였다. 결론은 암술대가 수술보다 위로 솟은 것은 암꽃역할의 장주화이고, 암술대가 짧아 수술 밑에 숨은 것은 수꽃역할인 단주화이다. 자연의 신비답게 더 다양한 유전자 보전을 위해서 이렇게 태어났다. 그렇지만 장주화는 수정이 되면 꽃이 바로 져서 개화시기가 짧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단주화가 넓게 심어지게 되었단다. 결국 장주화와 단주화가 근처에 있지 않아서 열매 맺는 개나리가 더 적어졌다고 한다. 내가 매일 출근길에 마주친 개나리도 단주화였겠구나. 그리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식물이 개나리였다니! 그리고 또 놀랐던 것 중에 하나는 참나리의 암술과 수술이었다. 번듯하게 암술과 수술이 있지만 줄기에 까만 살눈(주아)으로 번식한다고 한다. 이것 또한 <흙에 발 담그면 나도 나무가 될까>가 아니었다면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책은 각 식물에 대한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그것이 궁금해 할 독자를 위해 꼭지 말미에 작가의 세밀화가 올 컬러로 들어가 있다. 예전에 <뮤지엄 산>에 방문했을 때 온갖 잎사귀들에 대한 세밀화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만약에 그림을 배워본다면 식물을 그리는 그림으로 시작해 보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고 계속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건 역시 식물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쁜 것이 식물 같다. 작가도 처음에는 화려한 꽃 위주로 그림을 시작했지만 계속 보고 자세히 보다보니 다른 부분들도 다 소중해졌다 한다. 역시 사람이라 화려하고 예쁜 것에 눈이 가지만 묵묵히 제 할일을 하고 있는 부분들도 뭐랄 것 없이 소중하다. 최근 관엽러에서 물시중 들기 힘들어서 아프리카 식물로 관심을 좀 옮겼었다. 그러다 아프리카 식물도 과습으로 나가떨어지자 다시 원래의 관엽러로 돌아왔다. 확실히 잎이 주는 싱그러움과 생기는 구근식물로는 느끼기 힘든 것 같다. 마지막 책장의 단풍든 잎의 서리꽃이 서늘하게 느껴지지만 너무 예쁜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식집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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