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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
임진평.고희은 지음 / 인지니어스스토리이목 / 2024년 3월
평점 :

이상한 LP가게와 별난 손님들 – 임진평, 고희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처음부터 앗 이거 큰일이다 싶었다. 클래식 음반이 눈에 들어와 자살을 멈추게된 주인공 <정원>이 등장한다. 게리 카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처음부터 어지럽게 들리는 음반과 그 사이 흔들리는 내 동공 사이에 고민이 좀 일었다. 그렇다 나는 음악은 문외한이다. 그리고 잘 안듣는다. 연주자의 버전에 따른 비교같은 건 하는 사람이 아니다. 책은 다양한 음악이 많이 나온다 그도 그럴것이 아버지가 남기신 6,312장의 LP판들의 주인을 찾아주고 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주인공이 LP가게를 열면서 생기는 일련의 사건들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과 오래전에 했던 미드 <히어로즈>가 생각나는 책이었다. 갑자기 웬 히어로즈냐면 프롤로그에서 이야기 했듯이 정원과 원석, 미래, 카론 등이 정말로 세계3차대전에서 지구를 구해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조금 복잡하긴 한데, 아무튼 세상 사람들 아무도 모르지만 미래는 열심히 세상 사람들을 구한다.
암튼 서울 변두리에 깔세로 두 달 죽음을 유예하고 대충 LP를 팔기 시작한다. 부모님의 자살, 동생의 사고사 등 정원은 이제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 다만 이 음악들을 소홀히 하는 것은 마음에 차지 않아서 시작했을 뿐. 여기에 이상하게 반말을 해대는 원석이 첫 손님으로 등장한다. 형사지만 나쁜 경찰이라고 해야 옳을까. 정원이 음반마다 붙여놓은 소감을 읽으며 음반값과 감상평값 만원을 따로 내고 첫 손님으로 등극한다.
아이돌 그룹 플루토로 데뷔한 카론(두만)이 이 LP가게에서 힐링을 받으며 갑자기 순례지가 된다. 카론이 명왕성의 제1위성이라고 하는데, 덕분이 잊지 않게 될 것 같다. 명왕성이라는 이름답게 연예계에서 사라져버린 플루토. 그렇지만 카론은 솔로로 살아남는다. 다만 같이 활동했던 막내 동만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대중 앞에서 잠적한다. 옆 가게 억하심정의 사장님들이 탈세 신고도 하지만(카드기 없음으로) 또 우연히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고변과의 만남도 이루어진다. 결국 두 달 만 임시적으로 개업한 이 가게에서 판을 기증하는 사람들과 입소문이 터지면서 상공회의소 강연까지 맡을 정도로 잘나가는 사장님이 되어버렸다. 이 모든 것에 정원의 의도는 1도 없었다는게 작가의 전언이다.
다른 이야기들로는 1년에 한 번씩 미래를 보는 알바에서 정직원이 된 미래의 이야기. 미래가 미래를 봐준 덕분에 폭주족에서 민중의 지팡이가 된 무진의 이야기도 좋다. 폭주족 관련 디테일한 묘사가 당시 폭주족이 만연했을 시대가 떠올라져 회상해보았다. 지금은 폭주족이 있다면 CCTV가 하도 많아서 세수증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희안한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자기 환자들에게 진실을 감추고 대충 약 처방을 해주던 원장, 고양이의 말을 알아듣는 미래, 힐링과 환타지가 적당히 섞인 재미있는 책이었다. 짧게 나왔지만 안타까운 계사무장의 이야기까지. 거기에 또 퀴어도 한 스푼 들어가 있다. 모든게 이 비밀의 사랑 때문이었다니. 그믐작가는 예상이 되고 있었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다. 활자가 작은 편인데도 처음에 적응되고 나니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서 무리 없이 읽었다. 이제 원석씨가 없는 〈원석 씨와 이상한 밴드〉가 불렀을 원석 씨가 부탁한 대로 AC/DC의 <Highway to Hell>을 들으며 책을 덮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