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사항 보고서 네오픽션 ON시리즈 21
최도담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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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사항 보고서 최도담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인 최도담은 실제로 공무원이면서 작가로 데뷔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인 실업급여팀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이렇게 잘 녹여내는 것도 취재가 아니라 생활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일단 책을 끝까지 읽으며 뒤섞이는 이야기와 마지막 에필로그에서의 반전에 머리가 멍했다. 보통 중간 서사가 있으면 그 이야기가 주축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또 한 사람의 제로의 세계(영혼으로 돌아다니는 서이안의 이야기)와 현실은 엄연히 다른 것이었다.

책의 시작은 퇴근 시간이 가까운 550분 주안시의 실업급여 팀으로 총을 가지고 들이닥친 복면 강도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신이 아주 불친절로 수모를 당해서 보는 창구놈들 죽이겠다고 들어온 것. 처음에는 진짜 총인가 수군거리던 사람들도 이안이 총에 맞고 피를 흘리자 다들 정신이 돌아온다. 정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테드 강연을 보고 왔는가, 왜 강도 주제에 그럴싸한 도덕과 정의에 대해 묻는거지 괴리감이 느껴졌다. 결국 어떤 답을 말하건 간에 자기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건데, 그런 것을 가진다는 게 바로 권력이겠지. 남의 생명을 손에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놈들에게, 공무원놈들은 더 심드렁하다. 그거, 닥쳐봐야 알 것 같은데요 라고. 맞다. 아무리 이야기를 하면 무얼 하나, 내 가족을 죽일건지, 모르는 수십명을 죽일건지는 그 때 가봐야 아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없자나.

이런 심각한 트라우마에서 살아남아 돌아온 희진과 호찬의 이야기가 앞으로 이어진다. 내가 일하고 온 곳에서 무장 살인 관련한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내 안위에는 별 관심없는 가족들과 같이 살고 있는 희진. 그렇지만 센터에서는 늘 웃는 낯으로 사람들의 사연을 들어주는 사람이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 극한의 상황에서는 왜인지 모르게 집으로 오고 싶었는데, 꼭 이집이었어야만 했는데 오고 나니 나는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호찬은 캠핑카에서 살고 있는 감춰진 이야기들도 많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다. 이안과 갑자기 마주치면서 이안을 느끼게 되는 사람. 그리고 이안을 많이 걱정했던 사람이다.

사람들은 계속 센터에 테러를 하러 가겠다는 글들을 써올리고, 경찰은 변죽을 울린다. 그렇게 진짜 복면찾기에 대한 수사는 계속된다.

나는 중간 중간 숨어있는 실업급여과를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흥미가 갔다. 구두를 훔쳤다고 CCTV 증거가 제출되어 돌아가야만 했던 사람. 실제로 남을 착취하고 착복하면서도 마음에 악의를 품고 있는 사람. 나도 대체근무자로 들어와서 계약직인데, 안정적인 니들이 뭘 아냐며 넋두리를 늘어놓는 사람 등 실업급여과는 매일 매일이 전쟁이다. 실제로 그래서 노동부 공무원들을 참 많이 뽑았기도 하고. 그 와중에서 유리창 너머의 사람과 반대편의 사람의 진실 찾기와 입장 차이를 들어보는 것도 꽤 좋았다. 모든 실직의 이유가 그다지 즐거운 일일 수는 없듯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이야기도 많고, 눈물쇼로 범벅된 이야기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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