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나이 드는 기쁨
마스노 슌묘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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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나이 드는 기쁨 - 마스노 슌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무소유를 비롯해서 스님들이 쓰신 책은 나와 좀 결이 맞는 것 같다. 일본의 주지스님이신 마스노 슌묘님이 쓰신 책이다. 책 표지부터 내용까지 군더더기가 없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라고 하셔서 찾아봤는데, 세계인이 존경하는 일본인 100명에 뽑히기도 한 나름 유명하신 분이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은 소탈 그 자체다. 청년 시절부터 곡기를 조절해 가며 수행을 해 오신 분이라 그런가 글의 면면에 소유나 탐욕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청년시절 수행 시작지점부터 같이 시작한 사람들은 막 영양실조로 쓰러지고 한단다. 기본적으로 식욕과 수면욕을 통제하는 것 부터가 수행의 시작인가보다. 그걸 잘 조절 못해서 매일같이 살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 나.

암튼, 심플하게 나이 드는 기쁨에서는 소유, , 죽음, 인간관계 등 다양한 면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변화해야 하는 부분들을 짚어준다. 생각보다 나이들면 할 수 없게 되는 것들이 많아지고 남의 보살핌을 받게 될 수 있다. 신체적으로 쇠약해졌다고 해서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너무 포기해버리고 살지 말란다. 아직까지 이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나를 인정하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을 지키는 마음가짐.

<최종학력>을 갱신하자는 이야기는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익힘에 두려워 하지 말라는 말로 들려서 좋았다. 처음에는 학력에 관한 세탁을 하라는 건 아니겠지 했다. 역시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배우고 익히고,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하라는 뜻이다. 오늘 즐거웠던 일을 내일도 한다면 얼마나 즐겁겠는가. 당장 내일이 나에게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노년에게 미래는 그런 것이다.

책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가 너무 슬퍼하는 것을 보며 조언을 구하자,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만나보라고 조언해주신 것 또한 혜안이라 생각된다. 물론 같은 슬픔을 이야기하며 더 힘들 수도 있겠지만 서로의 아픔의 심연까지 내려갔다가 같이 핥아주는 것 마냥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너무 심한 슬픔으로 사람을 가둬두는 것은 좋지 않다. 물론 나오고 싶지 않긴 한데, 그래도 적당한 혼자만의 사유가 끝났으면 사람들과 다시 이어져야 한다. 그러다가 혹 맞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되지. 어려운가.

책에서 강조한 내용 중에 생전 정리 관련하여 내가 내 삶을 어떻게 끝낼것인지 연명치료를 할 것인지 정해두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생전에 내 의사를 정확히 밝혀두는 것이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선택의 시간이 왔을 때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다. 그 시간이 되면 어떤 선택을 해도 남은 사람은 남은 사람의 고통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두려움에 연명치료의향서를 내지 못했는데 올해는 결정을 해야겠다.

이렇게 무거운 이야기 이외에도 나이 들어서 귀차니즘으로 몸단장을 하거나 단정하게 준비된 새 옷을 입고 하루를 시작하자는 이야기도 있었다. 어디 나갈 데가 없으니 잠옷 차림으로 하루를 보낸다거나 하는 귀찮음에 지지 말라고. 내일 입을 옷을 머리맡에 두면 새로운 옷과 함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고. 정말 간단한 일이지만 출근할 때 빼고 주말에는 편한 게 제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또 변화를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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