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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의 인생 2막
버들치 지음 / 진서원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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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치의 인생2막 – 버들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연일 사람들은 한해의 마지막을 이루지 못했던 일들로 이야깃거리 삼고 있다. 그 화두는 단연 <돈>일 터. 사람들에게 자기계발이나 특별한 노력을 못한 것 보다는 그냥 돈이나 많이 벌었으면 하는 (그런데 왜 못벌었지) 흥청망청의 분위기가 연말에는 제일 많이 녹아드는 것 같다. 이런 연말을 대비해서 11월 말부터 다가오는 새해에 기술을 하나 더 따기 위해 내일배움계좌제로 <지게차기능사>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준비했다. 사용 기간이 지나버린 내일배움카드를 연차를 내고 가서 은행에서 재발급을 받고, hrd(노동부)에서 수강할만한 학원을 찾아보고, 수강 등록도 했다. 결국 지게차는 사비로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시간절약이 된다는 말로 포기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직 지게차운전을 배우는 것은 진행 중이다. 사무직이지만 기술로 먹고살며 월 400월급을 꿈꾸는 사람이 바로 <버들치의 인생 2막>의 작가 버들치이다. 작가는 남들이 들으면 당연히 전업 투자를 꿈꿀만한 증권맨으로 33년을 먹고 산 그야말로 투자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다. 그런데 본인은 실제로 퇴직하고 전업 투자를 할 생각은 첫 번째로 버렸다고 한다. 생각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계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워렌 버핏 정도일까. 투자의 세계가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능을 통해 먹고 사는 일에 대한 니치시장을 잘 알았기에 여러 가지 종목에 도전해본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래서 그 경험담과 여러 과목을 배운 경험담이 주를 이룰 줄 알고 책을 읽었는데, 생각보다 의외로 많은 면적이 <투자서> 및 <투자에 관한 철학>이 담겨있다. 나처럼 기술인으로서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이 읽으면 조금 의외다 싶겠지만, 인생 2막을 펼치는 사람들에게 담보되는 것은 자력과 경제력이니 이 부분도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먼저 내가 관심 있어 했던 기술을 배워 취직해본 경험썰이 앞에 나와있다. 솔직하게 어떤 업종인지 2교대인지 3교대인지 업무의 특성상 어떤 부분이 고된지 정말 솔직하게 써있다. 업에서 종사하지 못하면 절대 알 수 없는 그런 것들이 말이다.
지하철 시설관리부에서는 생각보다 화장실 막힌 걸 뚫는 일이 주된 일과라던지, 조경관리업무를 하다보면 전지를 무리하게 하다보니 어깨 인대를 조심해야 한다던지 하는 것이다. 보기에는 소장님 하고 불려서 좋아 보이는 주택관리사 취득해서 아파트 관리소장을 하는 것도 생각보다 인맥이나 청탁금을 필요로 하고 말이다. 배워서 취득한 자격증도 많다. 굴삭기, 지게차, 전기기능사, 소방안전 등등 11가지에 달하는 기능을 습득한 일지가 앞과 부록에 자세하게 나와있다. 특히 이번 책으로 미장 중에서도 아파트 미장을 하는 사람들의 일 시스템을 알게 된 것이 독특했다. 절대 인맥 없이는 아파트 미장을 따라다닐 수도 없겠지만 월1천만원의 고소득 가능한 직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미장을 하기위해 콘크리트를 쏴줘야 하는 기계팀과 미장팀이 같이 움직여야 하고 시멘트를 양생하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번호에 따라 일 마감 시간이 훨씬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도배나 타일처럼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직종이 아니고 미장 사장님을 따라다니며 도제식으로 일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뱃일보다 힘들고 일 배우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허리를 계속 숙이고 일해야 하기 때문에 디스크나 허리관련한 통증이 상당한 것 같다. 보통 난이도는 아파트가 더 있고 60대 미장공은 실력이 있어도 조금씩 밀려나 빌라 쪽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한다. 타일기술자 관련해서는 나도 국비지원 학원이 근처에 있어서 알아보았는데, 손 관절 질환 때문에 아쉽지만 포기하게 되었다. 나름대로 오와 열을 맞추는 작업이 있어서 즐거워 보였는데 생각보다 작업하는 공구의 수가 많고 먼지도 많다고 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다 안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쓴 것 같지만 기능공의 세계는 일한만큼 벌어가고 사무직에 비해 기능공과 비기능공의 임금격차가 놀랄 만큼 크지는 않다고 한다. 아마 최저임금과 연봉 1억 이상자의 차이 정도를 말하는 것이겠지. 대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이 박힌다는 말처럼 처음에는 보조기공 정도의 실력이었더라도 타이탄의 법칙처럼 계속 일하다보면 어느 정도의 평준화는 이뤄진다고 한다. 지금 퇴직하기 멀지 않은 사람들이 기능공으로서의 취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읽어보길 권한다. 다 읽고 나서 지금 다음 도전은 지게차지만, 더 유용하고 취업에 유리한 자격증은 어떤 게 있을지, 실제적으로 내 체력으로 할 만한 직종을 더 넓게 볼 수 있게 되어서 만족한다. 전기기능사가 폭넓게 사용되니 그것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