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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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 김은미 외3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주도에는 한라산도 있고 수많은 오름이 있다. 많이 알려진 오름으로는 불놓기 행사로 유명한 새별오름, 분화구가 달처럼 생긴 다랑쉬오름 등이 있다. 그런데, 왜 나는 제주도를 가는 동안 어승생 오름은 들어본 적이 없을까에 대한 생각이 제일 컸다. 그냥 제주에 있는 작고 특이한 오름 중 하나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으니까. 그렇지만 어승생 오름은 한라산과 채 1000m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라산 해발고도는 1950m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이고, 어승생오름은 1169m. 다음번에 방문해보려고 검색하니 서귀포 방면으로 1100도로를 타고 한라산 어리목 지구에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어리목 탐방안내소가 해발 970m에 위치하니 200m만 가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방문객들의 이야기를 검색해보니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도 금방 오를 수 있는 높지만, 오르기 어렵지 않은 오름이다. 그리고 산정 분화구가 있지만 이미 습지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은 지질학자의 이야기로 맨틀부터 마그마, 수많은 오름들이 생겨난 것, 그동안 제주의 지형이나 기원이 궁금했던 사람들이 보면 이런 방식으로 제주가 생겨났구나에 대한 자세한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후 파트별로 식물학자, 동물학자, 마지막은 여행작가의 이야기로 제주를 4가지 분면에서 맛보고 즐길 수가 있다. 특히 나는 식물쪽에 관심이 많아서 높은 어승생오름만의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제일 좋았다. 책의 면면히 지질관련해서는 멋진 풍경사진이면서 과학적 증거가 되는 사진들이, 식물파트와 동물파트에서는 이름만 들어서는 절대 생김새를 모를 종들의 삽화가 자세하게 들어가있어 읽는 사람들의 시각화에 도움을 준다. 제주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귤나무인줄 알았는데 (물론 농업적인 면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좋아하는 팽나무라는 점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나름의 생존진화력으로 옆으로 뿌리가 뻗거나 노출되어서도 살아남게 되었다. 어승생 오름의 초입(숲의 가장자리)은 뿌리가 깊게 들어가지 않고 옆으로 길게 뻗는 특징을 가진 나무들이 많이 자란다고 한다. 예로는 우리가 봄에 새순을 초장에 찍어먹는 두릅나무가 있다. 때죽나무의 경우 물에 담궈 놓으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서 그렇다는 오해도 재미있었다. 실제로는 마취성분이 있어서 기절해서 떠오르는 것이고, 오래 담궈두면 죽기도 한단다. 식물에 대한 이야기들은 늘 옛날과 지금을 이어주는 소재다.

동물파트에서는 지금은 거의 사라져버린 오소리가 어승생오름에서는 그나마 남아있다는 이야기였다. 예전에는 흔히 볼 수 있었지만 모양이 곰과 닮고, 웅담처럼 오소리의 쓸개가 서민들의 웅담 대체품으로 사용되면서 엄청난 포획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한 생물종이 말살되는 데에는 많은 이유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인간이 제일 지구에서 문제라는 말이 여실히 와닿는다.

다양한 자연이 숨 쉬고 있는 어승생오름 및 제주의 환경에 대해 전문가들의 유용한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잘 몰랐던 다른 오름들과 제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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