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그림책 작가 오소리 에세이
오소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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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오소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나도 가끔이지만 블로그에 일기를 쓴다. 그리고 수기로 다이어리를 매년 구입하며 꽤 촘촘하게 기록하는 인생을 산다. 그 이유는 나도 나를 특히 내가 했던일을 잊고 싶지 않아서 인 것 같다. 다들 각자의 이유로 기록을 하고, 오늘의 기분, 특별했던 사건, 혹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안온함을 기록한다. 나를 비롯해 생각할 때 기록하는 인간의 특징은 기록 그 자체에서 휘발되어가는 오늘을 붙잡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오늘의 나도 제일 먼저 한 일이 그간 고통받아온 일련의 사건을 정리해서 일기를 쓰는 일이었다. 나중에 생각하면, 그 때 그런 일이 생기긴 했었지 정도로 기억 날 테지만 그 당시의 내 생각은 이랬다는걸 생생히 느낄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책의 내용은 동화작가의 일기라고 해서 언제나 꽃밭이고 작은 일상에서도 결국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미리 말해두는데,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깊게 나와서 (물론 단편적으로 끝나지도 않는다) 읽는 동안 많이 힘들었다. 가족의 기대가 나에게 없는 것으로 채워주려는 성향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사람은 각자 받아들이는 필터가 각자의 인생에서 어떻게 생겨나는지 알 수 있었다. 최근에도 친한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했다. 돈에 대한 어려움이 나를 돈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나의 경우에는 사람에 대한 애정 갈구가 내가 그의 옆이 아니면 무가치한 것 같아서 힘들어졌다고 말이다. 다 자기 인생에서 제일 힘든 부위가 굳은살이 생기는 원리일 게다.

옛날 일기 중에서는 골프장에서의 일화가 인상 깊다. 비오는 날의 라운딩을 미친듯이 좋아하는 사람과, 치기 싫어 떠나는 사람, 그리고 어떻게든 라운딩을 이어가야 하는 사람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번개가 치는데도 위험하니 이제 카트로 돌아와야 한다는 말은 귓등으로 듣다가, 결국 번개치니 골프채 집어오라고 민낯을 보였던 그 사람들. 그 골프채를 주우러 가는 사람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하고 그 마음이 들여다보이니 정말 깝깝하더라. 나는 취미로 즐기러 왔지만, 내가 쓰다 버린 저 물건하나도 내 말 한마디면 주워 와야 한다니. 아무리 자본주의라지만 이 사람들의 뇌구조가 궁금하다.

최근의 일기 중에서는 이명이 들렸던 이야기이다. 나도 최근 극도의 스트레스로 <->거리는 이명이 들린 적이 있다. 최근 어떻게 지내니 라는 말에 귀에 이명들려요로 대답했을 정도니까. 지금도 가끔 들린다. 특히 일어날 때 그런데 그럴 때 마다 몸이 안 좋은걸까(혹시 더 안 좋아진건가 지금보다!!) 걱정했다. 그렇지만 책에서의 이야기를 듣고 나도 내가 머물고 싶은 곳을 찾아 주파수를 돌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로 했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듣는다기 보다 뇌에서 주파수를 잘못 잡아서 듣지 않아도 될 것을 듣는다고. 조금 더 편안하고 나를 찾아줄 수 있는 곳을 찾아 눈과 귀를 돌리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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