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무소유 - 김세중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표지부터가 그리운 두 분이다. 왼쪽은 검소하게 옷을 기워 입으신 성철스님 그리고, 옆은 동명의 책을 먼저 내신 법정스님이다. 책의 말미에 이 사진을 찍은 기자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이 잘 모르는 스님은 왜 성철스님 옆에 있는가 했다는데, 사람이 잘되려면 이렇게도 일이 되는가 싶다. 아니다. 3천배를 하면 만나준다는 사람에 대한 의지의 발현이 이런 행운을 준 것이겠지. 나를 위해 3천배를 하라는 것이 아니고, 하다보면 깨달음을 얻는 과정이 생길 것이기에 그 조건을 거신 성철스님의 마음을 대변하는 한 컷이 아닌가 싶다. 큰 스님이라는 말은 어릴 때 들었는데, 이렇게나 청빈하셨구나 그리고 사람들을 휘어잡으셨구나 하는 일화를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초반에 등장한 공양이후에 둥둥 떠다니는 참기름 몇 방울 때문에 그것을 보고도 낭비한 스님들과 그 물을 나눠 마셨다는 이야기는 가혹할 정도였다. 우리가 잘못 가르쳐서 그렇다는 말씀이 계셨다. 이정도의 쇼크가 있어야 앞으로 뼛속까지 새긴다고 생각하셨던 것일까. 그만큼 아끼고 낭비 없이 지내야 한다는 말이겠으나 말이다. 나 역시 그냥 그 정도는 흘려보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범인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소장하고 있어서 자랑하고 싶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재독했다. 지금은 절판 된지도 오래되어 책을 만질 때마다 바스러질까 두렵다. 책의 내용은 소유에서 벗어나려면 물건을 떠나고 다른 삶의 충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인데, 아직도 나는 무소유에서 벗어나려면 한 참 멀은 것 같다. 이제는 구할래야 구하기 어려운 보물이 되어버렸으니 더 그렇다고 하면 핑계가 될까. 물론 책에서는 이런 마음을 제일 먼저 비워야 한다고 하셨다. 최근 무소유라는 책을 읽기 시작한 즈음부터 물건 비우기를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매일 하고 인증하리라던 내 결심은 3일째가 되어서부터 시들해지더니 이제는 내킬 때마다 올리는 서먹한 폴더가 되었다. 대신 하루에도 몇 번 (실은 십 수번) 들어가서 사들이는 쇼핑 앱들은 구경하는 시간도 즐겁다. 하나를 비우면 두 개를 사들여서 결국 내가 사는 곳은 아직도 물건이 꽉 차있다. 성철스님처럼 법복 한 벌로 나는 삶을 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분이 주신 참선을 통한 마음 비워내기와 침묵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물건과 물성에 대한 비움 뿐만 아니라 마음을 비워내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 늙어가면서 얼굴에 드러나는 빛의 바탕은 그가 행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반영된다.
최근 고요한 새벽에 일어나서 제일 즐거운 책읽기와 명상을 하고 있다. 여기에 걷기 운동도 조금 추가되었는데, 새벽에 길을 걷다보면 그렇게 마음이 맑게 비워질 수가 없다. 조금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이다. 스님처럼 매일 새벽 3시에 108배를 하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참선방법을 찾으면 좋겠다.
꼭 불교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뭔가 인생이 빽빽하다 내지는 어지럽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