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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법과 정의에 대한 19가지 근원적 질문들
폴커 키츠 지음, 배명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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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 폴커 키츠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법은 얼마나 정의로운가>는 독일에서 2016년에 나왔고, 국내에 17년에 나왔다 이번에 개정된 판본으로 읽었다. 읽으면서 유럽 특히 독일의 법에 대한 생각과 다른 부분 그리고 법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다르게 적용될 수 있구나에 대한 생각을 했다. 도입부가 상당히 흥미로운데, 저자가 법학과 1학년 시험에서 다 죽어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구급차를 부르지 않고, 본인은 믿음과 기도로 살릴 수 있다고 믿고 기도하다가 아내가 죽었다면 이 남자는 유죄인가 무죄인가에 대한 답변을 써냈다. 판결을 하지 않고 양쪽의 입장에 대해 전부 변호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유죄인지 무죄인지 결론을 내라는 말이었다. 그렇다 법은 존재하는 이상 그것에 대한 결말을 열어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시대상, 상황, 여론, 변화에 대해 끊임없이 법으로 심판되는 것에 대한 것이 타당한지 정의로운지에 대한 입방아에 오르는 것이다.
법과 정의에 대한 19가지 근원적 질문들을 통해 계속해서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서 법이 대의와 개인의 자유제한 사이의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사유하게 해주는 책이다. 특히 여성과 여성이 자기의 정자로 아이를 낳았을 때 친부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제일 쇼킹했다. 일단 여성으로 살고자 하는데, 정자를 얼린 것에 대한 것도 뭔가 개인의 자유지만, 설상 얼렸다 하더라도 그걸로 자식을 얻는 것도 놀라웠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결혼 후에 성이 바뀌지 않고, 여자이름, 남자이름이라고 특별히 지정되어있는 것이 아니기에 독일에서 내려진 판결이 더 흥미로웠다 하겠다. 책에서 나온 성별을 결정하는 범주가 첫째 이름, 둘째 고환이나 가슴을 통해 드러나는 외적 성별, 셋째 당사자가 내적으로 느끼는 감정적, 심리적 성별. 넷째 호적의 법적 성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름이 첫 번째로 들어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호적정정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불리는 본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이름이라는 것을 정한다는 것에는 찬성한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에서는 여자로 성전환한 이름을 쓰지 않고, 예전 남자였던 이름을 친부란에 적을 수 있도록 해주는 판결이 났다. 성별의 변화를 인지하되 변화 후의 이름과 사회성을 가진 사람은 인정해주지 못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본인이 느낄 때 태어나길 남자로 태어났을 뿐 여자라고 생각했을 텐데, (이 결론을 얻기까지 정자냉동이 자꾸 이해되지 않았달까) 그 판결에는 근원적인 존재를 인정하는 것인지에 대해 자꾸만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렇기에 불임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는 것으로 수술 여부가 성전환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이외에도 최근에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국가가 CCTV등 무차별적으로 내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침해까지를 내가 이해해야 하는지, 또는 그 정보를 퍼트리는 것에 대해서도 내가 잊혀지고 싶다고 간청해야만 그렇게 해줄 것인지 등 내 사례가 되면 엄청나게 민감한 사례를 특히 다루고 있어 유익했다. 특히나 내가 개인적으로 공개한 정보를 짜집기 해서 나에대한 빅데이터를 만드는 개인이나 기관이 있다면 그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가. 법은 과연 정의로운가. 내가 그 반대쪽에 서게 될 때도 그런생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