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회사를 고소하기로 했다
이승준 지음, 박초아 그림 / 인문MnB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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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고소하기로 했다 - 이승준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제목부터가 화끈하다. 회사를 고소할만한 일은 산재를 입었거나 임금 체불되었거나 하는 등의 막장인 스토리가 대부분이다. 작가도 내가 언제 지원했는지도 모르는, 그리고 연봉협상까지 했다고 우기는 회사에 노느니 들어가게 된 것을 시작으로 월급루팡(하는 일 없이 월급을 축내는 괴도루팡에 비유한 신조어)으로 시간을 보냈던 스타트업 경험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작가의 심정이 확연히 드러나 엄청난 욕을 쓰고 싶은 부분에 참으로도 귀여운 구여친 현와이프의 일러스트가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어 웃음짓게 한다. 필시 웃어야 할 대목이 아닌데, 그림이 너무 착하고 사랑 필터가 담겨있어서 그런가 참선자세를 하고 있는 작가의 그림이 둥실 떠다니는 것을 보면, 지금은 그래도 그 상황에 놓여있지 않으니까 다행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결국 스타트업에서 팀 배정도 못 받고 여기저기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있기를 하다가 드디어 팀에 배정되었다. 한 회사에 특이하게 광고기획팀이 두 개나 있는 임원은 많고 실무진은 없는 희안한 회사에 계소고 다니기로 하게 된다. 결국 고블린 본부장이나 하늘다람쥐 팀장, 빛 매니저 등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난다. 나도 최근 회사에서 대기업에서 어디까지 달고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말끝마다 대기업에서는 이렇게 안한다는 상사를 만나봤었다. 도대체 대기업의 자회사에서는 일도 저렇게 못하는 사람을 어느 부장까지 시켰던건가 하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말은 또 어찌나 많고, 모르는 건 또 얼마나 많은지. 거기에 임원이면 총괄해줘야 하는 일도 내 소관 아니라고 쳐내기는 또 오지게 쳐내서 나도 그 사람 때문에 열받아서 관뒀다. 그래서 조금 더 감정이입하면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의 무간지옥은

내가 알게 될 때까지 나를 가르쳐라 라는 스타일이었는데, 회사가 학원도 아니고 내가 너보다 입사일자가 더 늦은데, 니가 할소리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무튼 저자의 스타트업으로 다시 돌아오자면, 결국 돈을 벌어오는 팀은 아무도 없는 회사 같은 이 곳이 결국 사단을 낸다. 될 만한 아이템은 프리젠테이션 하면 여기서 까고, 저기서 결재가 멈추다가 결국 현금조달에 실패한 것이다. 일차적으로 재직인원의 반 정도를 구조조정 했지만, 그마저도 해를 넘기고 나서부터는 임금이 밀리기 시작한다. 작가는 말한다, 임금체불이 시작하는 첫 달 잘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고. 며칠씩 입금이 늦어지는 순간부터 사인을 준 것이고, 한 달 이상 밀리면 얼른 이직처를 알아봐야 한다. 천만원 이하면 노동부에 체당금 신청하기가 좋으니 금액이 더 쌓이기 전에 고소고발을 할 거면 빨리 노선을 정해야 한다고 말이다. 작가가 다녔던 회사는 결국 없어졌고, 급여의 일부분은 받았지만, 아직 이자에 대한 소송은 진행중이라 한다. 대표에 대해 형사고발을 했던 게 주요했다고.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주먹구구식 회사를 걸러내는 눈을 길러야만 하는 게 최대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이상한 구직자도 많고 그만큼 이상한 회사도 많으니 미리 이런 미친 곳도 있구나, 이런데서는 이렇게 살아남아야 하는구나 하는 백신 맞는다고 생각하고 읽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사회 초년생들은 구직에 대한 압박과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수 도 있다. 그러니 더더욱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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