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 - 도시산책자의 마을 여행
박수현.조연진 지음 / 바람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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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 - 박수현 외1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지금은 망우리역사문화공원이 된 망우리 공동묘지도, 용마랜드도, 나의 어릴 적 추억을 함께 해준 곳이다. 공동묘지의 경우에는 최근에 주차 차단기에 카페까지 세운 정말 공원으로서의 환골탈태로 놀랄 지경이지만 가끔 둘레길 산책에 예전에는 정말 조용하게 자판기 커피 한 잔 마시기 좋았던 곳이라면 믿을까. 어릴 적에는 지금처럼 근처 경기도에 살았기 때문에 용마랜드에 대한 추억을 엄청 생각했다. 핫한 야외수영장이 있어서 거기에 동네 친구들과 동생까지 데려가서 재미나게 놀았던 생각이 난다. 내 기억에는 롤러장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맞는지 모르겠다. 지금이야 폐가 느낌이 물씬 나는 음산한 출사지 혹은 돈을 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MZ세대들이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회전목마의 경우 그렇게 유니크하게 수입된 제품이라는 것은 책을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다. 어릴 적 추억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더 찬바람이 불기 전에 차를 가지고 한 번 드라이브와 30년전 찍은 사진 같은자리에서 다시 찍기를 시도해 보고 싶다. 작가가 만난 부모님의 결혼사진과 같은 느낌으로 찍는 커플처럼 말이다. 어릴 때 용마랜드에 왔던 내가 지금은 이렇게 자랐어요 하고 찍어보는 것 유명 SNS에서 보고 신기했었는데, 폐장은 했지만 남아있는 곳이 있기에 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 기억에도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월미도처럼 디스코 팡팡이 운영해서 거기 다녀와서 안떨어지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팔에 피멍든 생각이 나는데, 그 최근의 기억도 거의 20년 전이니 엄청나다.

그만큼 중랑구는 사람들이 많이 살지만 변하지 않는 소소한 곳인건 맞는 것 같다.

최근에 일하게 되면서 책에 먼저 등장하는 중랑천 산책로를 가본적이 있다. 장미가 필 시즌의 작년이었는데, 평일 낮이었음에도 엄청난 산책 인구를 보면서 같이 장미도 보느라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확실히 봄에는 산책과 데이트를 겸할 수 있는 곳이라 인기가 많은 듯하다.

책을 읽으며 봉화산쪽에 옹기박물관과 화약고가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나에게 익숙한 중랑은 망우역, 면목역, 용마랜드가 있는 그 쪽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2014년까지 있었다고 하니 동네 주민들의 근심이 엄청났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 변두리였던 덕에 삼표나 원진레이온 관련한 이야기들이 근대사를 말해주어 중랑에 살고 있지만 예전 모습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꺼리를 주었다. 원진레이온이야 내가 지금 살고있는 남양주에 공장이 있지만, 그 피해자들을 위해 추가로 매입해 2003년 지은 녹색병원이 중랑구에 있다. 레이온 천을 만들기 위해서 발생했던 이황화탄소 때문에 직업병으로 사망 및 재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은 까닭이다.

아직도 다른 지역에 비해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중랑 곳곳을 알게 되어 좋았고, 걷고 싶은 동네라 차근히 추억을 찾아 걸어보려고 한다. 살고 있는 동네라면 혹시 관심 가는 동네라면 가이드삼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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