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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번식장에서 보호소까지, 버려진 개들에 대한 르포
하재영 지음 / 잠비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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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 - 하재영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이 힘들었다.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 것도 식문화의 다양성이라고 존중해 줄 수 있다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아직도 개고기를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물으면 <먹을 수 있다>라고는 생각한다. 내가 선택하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그렇지만 공장형 축산에도 꽤나 마음이 무거워 진 나에게 너무나 산업적으로 길러지고 도축되고 있는 개고기에 대한 실태도 알게 되어서 진실이 너무 불편했다. 그런 줄 몰랐기에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는 말이 맞겠다. 반려견을 기르는 사람들이 읽으면 얼마나 더 감정이입이 될 지 모르겠다. 뜬장이라던지 사람들에게 무자비하게 포획된다던지, 그것도 아니면 근수로 달아져서 작건 크건 관계없이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개에 대한 이야기는 참혹하기 그지없다. 꼭 개라서 그런 것은 아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일 친근하게 생각하는 개조차 라서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수요) 있기에 진짜 계속 길러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인지, 이것의 뿌리부터 바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다.
2018년 발간된 이 책의 내용이 5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졌다고 생각치 않는다. 그간 동물권이나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조금 올라갔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식용의 문제에 있어서는 답보상태였구나 하는 생각이다. 개 식용 문제의 쟁점은 개를 축산법에는 포함하면서 축산물 위생관리법에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이란다. 개를 사육하는 것은 허용이지만, 식품으로서 도살, 유통, 판매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식품으로서 정의된 바가 없다는 것이 육견업자에게는 규제 없이 위 행동들을 해도 된다는 말로 둔갑되고 있기 때문이란다. 앞으로도 많은 세금을 들여 개고기를 합법화 시킬리도 만무하고, 그렇다고해서 소위 짬밥(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육견업체들을 전부 소탕하지도 않는다. 암암리에 살아있는 것이다. 23년 4월 27일에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정당한 사유없이 동물을 죽이는 행위는 금지되었지만, 개 식용에 대한 테두리는 여전히 멀고도 멀다.
식용 이외에도 인간의 욕심을 위해 계속 번식을 일삼아야 하는 번식견, 이유도 없이 버려지는 유기견 등 앞으로도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서 죽임이나 그에 준하는 삶을 사는 개들은 계속 발생할 것이다. 표지에서 개의 아웃라인 안에 다른 개가, 또 다른 개가 계속 적으로 보여지다가, 이내 마지막에는 감옥 같은 작은 칸 안에 측은한 눈동자만 남는다. 최근에 읽었던 동물전용 호스피스를 운영한 사람의 이야기와 이 표지가 머릿속에서 오버랩 되었다.
읽는 동안 이 책의 내용만 떠올리면 속이 부대꼈다. 체할 것 같았다. 그만큼 답답하고 힘든 싸움이다. 이제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여름 날 몸보신으로 보신탕만한 게 없다고 하면, 나는 이렇게 잡혀서 죽여지는 개를 먹고 싶냐고 말할 수 있을까. 말해서 달라지게 해야 할까 하는 마음속의 울렁거림을 지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다가 결국은 말하게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