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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추억클럽 - 90년대생 추억팔이 단상집
강민정(잔망) 지음 / 잔망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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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추억클럽 - 강민정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90년생인 작가가 자신의 어릴 적 추억을 차곡차곡 담아놓은 책이다. 내가 80년대 생이니까 10년의 간극이 있어서 이 친구들 드디어 30이 오래전에 넘은 90년생이 어떤식으로 살아왔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마지막 아날로그 세대라고 생각했는데, 작가 또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누려본 세대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물론 나 어렸을 때는 오징어(잡아당기는 그 게임)나 돈까스 같은 진짜 흙바닥에서 하는 게임을 했고 작가는 어둠을 했다는 게 좀 다른 점이랄까. 어둠이 뭔지 몰라서 한참을 생각했으나 생각해봤자 나올리가 없었다. 내가 해본 적이 없는 게임이니까. 우리 어둠에서 만나자 라는 말이 내 세대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리고, 음악을 CD등으로 물리적인 촉감으로 기억한다는 것은 비슷했다. 지금이야 실물 CD를 사는 것은 포토카드나 입장권을 향한 미끼 상품으로 바뀐지 오래다. 그렇지만 발매일이면 줄을 서서 한정판 포스터를 얻는 다든지, 반에서 몇 없는 친구들 사이에서 가사집을 가진 사람이 된다든지 하는 우쭐함은 느낄 수 있는 추억을 꺼내주었다.
반윤희나 인소 감성, 싸이월드 등은 나의 20대와 함께한 것이라 이런 친구들의 감성을 들춰보고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나에게는 인터넷 얼짱이 아니라 전국에서 발매되는 실물 잡지가 유일하게 패션이나 에디터들의 소설을 읽을 수 있는 장이었다. 쎄씨가 이제는 폐간이라니. 라떼는 여성지와 두꺼운 월간 만화책 등이 최고였는데 말이다.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영화마을에서의 비디오와 책대여의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지금은 미국 비디오 가게인 넷플릭스가 완전히 ott로 돌아섰지만 그 거대기업도 예전엔 영화마을과 비슷한 사업으로 시작 했다는 것. 제일 돈으로도 타격받는 연체 빌런이었다는 고백은 나를 피식 웃게 만들었다. 도서관에서도 연체를 잘 안하는 나로서는 제일 싫어하는 타입의 사람이니까.
그밖에도 비슷하게 겹치는 2002년의 환호와 전혀 다른 감정들을 읽으며, 90년대생들이 벌써 추억팔이를 할 나이가 되었나 하고 실감했다. 90년대생들이라면 소소한 추억들이 몽글몽글 떠오를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