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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양원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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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 양원근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언제나 책을 열심히 읽는 나지만, 최근에는 새로 만난 사람들이 매일 바뀌는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을 알아봐주어 무척 기뻤다. 그냥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봐준 점이 특히 그랬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처럼 보인 것이 말이다. 제목처럼 나 역시도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 작가가 꿈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읽어온 책들이 나를 말할 때 쓰일 하나의 벽돌 한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처럼 나도 작가가 다독가가 아니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읽음을 바탕으로 사유하고, 거기에서 내 것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생각에 동조한다.
책은 총 3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배움의 의미와 삶의 지혜 그리고 관계의 법칙이 그것이다. 각 장에 작가 개인의 에피소드와 철학이 적절히 녹아져 있어서 철학에 대해 관심 있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했던 사람들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카르페 디엠>이라는 말의 뜻을 알고 있었지만 누가 한 말인 줄은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 알게 되었다. 이는 소위 쾌락주의자라고 불리던 철학자 에피쿠로스에게 영향을 받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한 말이라고 한다. 자신의 시에서 <평상심의 도>를 강조하기 위해서 썼다고 한다. 현재를 잡아라, 가급적 내일이란 말은 최소한만 믿어라의 부분이다. 현재를 잡아라(지금을 즐겨라) 왜냐하면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니까 말이다.
<나의 묘비명에서는> 요절한 영국의 시인 존 키츠의 시가 등장한다. 영국 낭만주의 3대 시인이라는데, 초면이었지만 실린 <빛나는 별이여>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름도 적지 않은 그의 묘비명인 <여기 물 위에 이름을 새긴 사람이 누워 있노라>도 한편의 시 같다고 생각했다. 물위에 이름을 새긴다는 건 어떤 걸까 부질없이 스러져가는 것을 말할까 어떻게든 잔잔하게 파문이 퍼져나가는 것을 뜻할까 여러모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최근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내가 죽고 나서 묻히면 이 말을 써달라고 생각해 볼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마지막 파트인 관계의 법칙에서는 인간관계의 가성비를 따질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내 폐부를 찔렀다. 내가 좋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우위를 따지지는 않았는지. 그 사람을 진심으로 위해주기 위해서 내 시간과 노력의 우선순위를 마음속으로 저울질 하지 않았는지 말이다. 결국은 나를 위하고 관계를 위해 사람들과의 만남은 이어져야 하고, 거기에 가성비를 따지는 일은 접어둬야 옳다. 쉽게 다가오지만 울림이 있는 글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