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지만 번역하고 있어요 - 오타쿠 겸 7년 차 일본어 번역가의 일과 일상 이야기
소얼 지음 / 세나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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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지만 번역하고 있어요 - 소얼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저자는 일본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파기 위해서 일본어를 독학했다고 한다. 덕질 중에 덕질은 팬심으로 하는 외국어라더니 역시 덕질의 순기능으로 번역의 길로 들어섰다고 봐도 좋겠다. TL (teen’s love) 장르소설을 좋아해서 블로그에 내용과 수위를 본인만의 별점으로 매기는 자신만의 빅데이터를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는 TL시장이 마감되어 BL쪽으로 번역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지금 책 서평단으로 활동해서 독후감 란에 벌써 700개 가까이의 글을 썼다. 아무리 서로간의 계약이라고 해도 좋아서 읽는 책도 있고, 정확히 서평은 500개를 넘어섰다. 책을 읽으며, 나도 계속 서평을 쓰다보면 좋은 문장의 필사와 더불어 다른 직업군의 고충을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아마도 번역가는 무척 많겠지만, 성인물 번역가는 얼마나 적은 파이일까 생각하며 특별히 직업적 이슈가 어떤 것인지가 궁금했다. 그 전에는 얼굴을 붉혔다지만, 지금은 아가 몇 번나오고 앙이 몇 번 나오는지 철저하게 일적으로 세어보게 되는 프로페셔널이 되었다고 한다. 아와 앙이 나오는 신음은 응아가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번역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고. 거의 최근의 장르물을 접해보지 않은 나로써 책 부록으로 말미에 장르소설에 자주 나오는 단어들을 너무나 친절히 실어주셔서, 절대 알 수 없는 일본어 표현들을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친친이 남자의 성기를 표현하는 단어라는 것을 내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좋은 소득이었다. (후후)

프리랜서이자 번역가로서 일하는 것은 비슷하나, 성인물의 경우 가족들이 다 출타한 시간에 집에서 집중적으로 번역하는 점이 좀 독특한 것 같다. 나는 떳떳한 일이더라도 아마 카페 같은데서 디지털 노마드식으로 펼쳐놓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고 공감했다. 지금은 원서를 아마존에서 구하지만, 일본 유학시 오프라인 서점에서 찾는 책을 복창해서 얼굴이 뜨거웠다는 에피소드는 무척 재미있었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한 참고자료를 사러 간건데, 생각보다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니.

번역가로서의 삶을 이야기 하며 성인물 이외에도 번역 감수나, 산업번역의 파트에서도 꾸준히 일하고 있음을 이야기 하며, 그래도 성인물이라는 장르의 이해도를 기반으로 한 강점이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한다. 산업번역의 경우에는 외래어 표기에 특별히 주의해서 번역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한다. 이외에는 성인물의 경우 국내 출판물이 되면서 성인이 아니면 안되는 묘사 때문에 작중 주인공은 거의 다 중고생인데, 국내판은 대학생이 되면서 웃픈 에피소드가 일어나는 적도 종종 있다고 한다. 사슴에게 먹이주는 체험을 하는 대학생 MT가 있다거나 하는 상황이다.

아마 밝히지 않는 한 이런 특수번역가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없었을 것이었기에 이 책에 대해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누군가를 위한 숭고한 일은 또 소수의 인원이 맡아서 하고 있는 것이었다. 혹시라도 장르소설 번역에 궁금함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바란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글 자체가 간결하고 재미있는 소재라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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