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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팔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살아내는 힘
떡볶이 사장 도 여사(도정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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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팔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 떡볶이사장 도 여사 (도정미)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일에 치여서 회사에 가면 숨조차 쉬어지지 않는 시즌이다. 일도 바쁘고 같이 일하는 팀원 2명이 퇴사했고, 새로 온 상사는 일도 안하면서 지적하기 바쁜데, 기존 상사는 왜 일이 진척이 안되냐고 나만 쥐어짜는 시즌이다. 덕분에 역류성 식도염을 얻었는데, 이런 와중에도 살아내겠다고 내 밥벌이를 하겠다고 출근하는 동안에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참 잘 한 선택이었다. 제목에 있는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살아내는 힘이라는 말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나에게도 지금 힘든 시련이 여럿 겹쳐있는데 (심지어 이 회사일 따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이다.) 죽음과 가난과 더 잘해보고 싶은 욕구 이런 복잡한 문제가 도사장님한테도 있었고, 지금도 다 극복한건 아니지만, 삶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있다는 기운이 팍팍 전해지는 책이었다.
물론 나도 학창시절에 떡볶이를 매우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표지에 그려져 있는 떡튀순에 김밥은 말해뭐할까 아직도 일주일에 한번정도는 떡볶이에 튀김이 먹고 싶다. 지금은 건강관리가 우선이라 조금 줄이고는 있지만, 아무튼 내 최애는 튀김에 떡볶이 국물을 완전히 적셔서 먹는 튀김파다. 저자는 빠르게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가상화폐 투자를 했다가 아파트 한 채를 날려먹었단다. 그렇게 퇴직금을 삼성 98층에 넣고 쳐다도 안보는 나와 비슷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나도 가상화폐 투자를 안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님. 잘 다니던 은행원 생활 5년 만에 휴직을 하며 차린 떡볶이 가게가 시발점이었다. 돈을 잘 벌기 위해서는 고정적인 수입보다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었다고. 그 뒤로 한자리에서 9년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며 장사한 덕에 대전의 명소 오매불떡이 생겨나게 되었다. 떡볶이 집을 가면 원형탈모를 가리기 위해 쓴 빨간 베레모의 도여사가 있고, 책장 가득 투자서가 빼곡한 떡볶이 집이라 왠지 대전에 아무일이 없어도 그 기운을 받기 위해서 가고 싶어졌다. 내 떡볶이의 맛과 향을 위해서 핸드크림도, 향수도 쓰지 않는 사람. 퇴근길에 단골들의 얼굴만 봐도 어떤 일이 있는지 물어봐주고, 사람 사이의 다리가 되어주는 사람.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든든하게 한 끼를 채워주는 사람. 결식아동들에게 무료로 떡볶이를 주고, 그 세이브 한 돈이 그들에게 온전한 한 끼가 되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도여사다. 나도 내가 하는 일이 다음번의 나에게 도움이 될까를 고민해본 적이 있다. 역시 세상에 필요 없는 인생경험은 없는 것 같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마음 먹었다는걸 남들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다. 내 가게를 차렸다면, 배달 사이트에 사장님 한마디도 바꿔보고, 음식사진도 이렇게 저렇게 더 바꿔보고 해야 한다. 그리고, 확실한 손님과의 소통인 리뷰댓글로 소통왕이 되면 단골이 단골을 부르고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다. 소상공인 중에 왜 내 가게는 답보상태일까 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좀 더 나 자신에게 자신감과 가게에 대한 애정을 표출하는 방법을 동시에 알 수 있는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