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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알러지
박한솔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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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알러지 – 박한솔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면서 읽기 시작했던 책이다. 책의 주인공은 간단하게 말하면 주인공인 휘현 그리고 그의 전 남친인 도하, 그리고 알레르겐인 이든이다. 휘현은 어릴적 부터 불화가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랐고, 그나마 엄마를 웃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공부였기에 모범생으로 자랐다. 대학에 가서 도하를 만났을 것이고, 둘의 극명한 회피형 연애 덕에 둘은 헤어졌다. 서로 상처가 되는 부분을 건드리지 않다고 일주일 한달씩 연애를 하면서 연락 없는 걸 연애라고 볼 수 있는지조차 나로서는 의문이지만, 사랑에는 다 각자 타입이 있는거니까 하고 이해하기로 했다. 심지어 그러고 나서 아무일 없는 듯이 다시 만나고 연애를 이어가는게 연애인가 싶은 사람. 일주일은 그렇다고 쳐도 한달은 공식적으로 결별 아닙니까. 아무튼 도하랑은 여차저차 헤어졌고, 휘현은 도망치듯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실제로 휘현이 미국에서 병원을 가는 씬이 계속 나오는데, 나는 어느덧 로맨스도 현실로 보는 사람이 되어버려선지, 얘가 이렇게 병원을 가다가는 유학비보다 병원비를 더 많이 쓰겠는데 싶은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역시나 이든을 만나서 감정적인 이야기를 할 때마다 알레르기 반응이 오고, 그것이 <인간 알레르기>라는 특이한 학계에 보고될 만한 병이 되면서는 그럼 그렇지 병원비 덕분에 너희가 엮이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임상시험 대상이 되어야 병원비가 무료라는 말에 역시 거절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선택이군 하고 생각했다. 결국 학교 강의와 임상시험의 수순대로 이든과 휘현은 가벼운 스킨쉽과 어떤 행동을 할 때 알레르기가 발현하는지에 대한 관계를 지속한다. 그것은 데이트로 보자면 데이트이고, 그냥 친구와의 동행이라고도 할 수 있고, 한쪽은 고마움을 어떤 상황에서는 오해가 쌓이며 둘만의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 그러면서 이든은 입양아로써 엄마를 찾는 이야기를, 휘현은 가족과의 과거와 자기의 솔직한 감정을 계속 드러내면서 서로를 치유하게 된다. 확실히 감정을 숨기는 것보다는 내가 뭘 하고 싶고, 하고 싶지 않은지. 뭘 좋아하는지 말을 하려면 생각해야 되고, 나에게 솔직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나도 최근 사귄 미국 친구들이 너가 좋아하는 게 뭐냐고, 하고싶은 게 뭐냐고 물어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고싶은게 있더라도 따라가는 스타일이 많은데, 좋으면 좋다, 내지는 너의 제안은 안맞으니 다른걸 하겠다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아무튼, 중간에 도자기 전시회와 관련하여 전남친인 도하가 이든과 휘현 사이에 잠깐 끼어들게 된다. 사람이 떠나가고 나서 알게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어떤건지는 모르겠지만, 휘현이 치유되었듯 도하도 치유되길 바라게 되는 캐릭터였다.
사람들은 역시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게 된다. 그게 사랑이든, 친절이든, 그리움이든, 싫은 사람과도 역시 교류하게 된다. 휘현의 모습을 보면서 몇겹으로 겹쳐진 나의 회피는 어떤 모습일까, 그걸 깨고 사랑을 받아들이려면 어떤 노력을 시작해봐야할까 생각하게 되었다. 새로움이 두렵고, 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라면(연애 다 필요없다 라든지) 이런식의 사랑이야기로 리프레쉬해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