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목경찬 지음 / 담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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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는 이야기가 숨어있다 목경찬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전국의 절을 찾아다니는 사찰순례전문가가 국내의 많은 절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묶어냈다. 개인적으로 산사에 찾아가서 고즈넉함을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특히 보물이 있는 절이 근처에 있으면 일부러 찾아가곤 한다. 최근 다녀왔던 절 중에서 특히 좋았던 곳은 월정사와 상원사다. 특히 월정사는 전나무 숲길이 유명한 곳이지만 나는 상원사를 더 추천한다. 세조와의 이야기가 있는 상원사는 훨씬 더 깊은 곳에 있지만 트레킹 코스로도 좋아서 월정사 가시는 분들이 잊지 말고 찾았으면 한다. 상원사로 가는 몇 킬로의 코스를 꼭 걸어보기를 마지막의 돌계단이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관대걸이의 유래도 보고.

절에서 힐링을 하긴 하지만 사천왕을 보고도 누가 누구인지 구분은 못하는 무지랭이였다. 그냥 절을 들어가기 전에 무서운 수호신이 서있구나 하는 정도였달까. 사천왕은 원래 수미산 중턱에 걸친 사천왕천에 사는 천신이었지만 불법에 감복해서 신장으로 거듭난 이들을 말한다. 동남서북을 지기는 사천왕은 지국천왕, 증장천왕, 광목천왕, 다문천왕이다. 이들을 상징하는 특정 지물로 누구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데, 순서대로 비파, , 용과 여의주, 창과 탑이다. 그런데 이 지물은 동네에 따라 경전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조계사의 다문천왕은 비파를 들고 있으니 이를 확인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책에 나온 마곡사의 다문천왕은 탑 대신 과일바구니를 들고 있다. 사진까지 더해져 그 부분을 확인하니 신기했다. 확실히 태평성대에는 평화로움을 상징하는 것을, 전쟁이나 힘든 시기에는 무기류로 바뀌는 것을 보면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만드는 상징물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경주 남산 보리사에는 장동건 부처님이라 불리는 잘생긴 외모의 돌부처가 있다. 잘생겼다는 말보다는 상호가 원만하시다고 표현한다는 법도 알게 되었다. 부처님께 잘생김을 운운한다는 게 외람되어 보이는데 잘 표현할 방법을 하나 알았다. 이외에도 불상의 엉덩이가 예쁘다고 소문난(?) 천안 각원사 부처님은 실제로 뵙고 싶다.

2부에서 열두 동물과 나누는 법담에서는 절의 여러 곳에 숨어있는 십이지신 동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종종 방문하고,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인 춘천의 <청평사>에 대해서다. 닭갈비를 먹고 나서 소양강댐이 생긴 후에는 1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독특한 절이다. 여기에서는 원나라 공주와 상사뱀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줄 몰랐었는데, 다음번에 가면 이 설화를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원나라(혹은 당나라) 공주에게 뱀이 몸에서 떨어지지 않는 기현상이 생겼다. 이는 공주를 사모한 한 청년이 상사병에 걸려 뱀이 되고 나서 공주에게 붙은 것이다. 이후 공주는 병을 앓다가 이렇게 살 바에는 하고픈 대로 절을 순례 다니면서 일생을 마감 하겠다 하여 중국을 떠나 청평사까지 오게 되었는데, 여기서 뱀을 떨쳤다는 이야기다. 공주 동상도 세워져 있으니 다음번에 방문하면 이 전설을 확인해보겠다.

책의 말미에는 교리에 가까운 일주문이나 염주의 개수 타종 횟수 등 절과 관련된 숫자에 대한 이야기로 사찰 이야기를 풀어 내 준다. 범종은 보통 아침에 28번 저녁에는 33번 친다. 왜 그런지 궁금하지 않은가. 사찰을 찾으면 제일 먼저 만나는 문이 바로 일주문인데, 여기서 부터가 중생의 생각의 사라지고 대승의 마음만 지니라는 뜻으로 일심 일주문이라 한다. 사찰여행과 이에 얽힌 전국의 명소를 자세한 사진과 함께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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