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출근하는 김 순경에게
이재형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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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출근하는 김 순경에게 - 이재형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현직 10년 차 경찰이 경찰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김 순경이라고 초임 경찰들을 위한 조언까지 곁들이는 책이었다. 경찰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고마움과 원성이 겹치는 직업군이라고 생각한다. 가볍게는 교통법규 위반 시에 만나서 금융치료를 해주기도 하고, 고마운 일로는 소매치기를 잡거나 강도를 잡아주기도 한다. 책에서는 의외로 순찰하면서 자살 요구조자를 살펴보러 출동해서 생명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여러 번 나왔다. 그 중에 더 신경을 썼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맡은 바 소임을 다하셨고 어쩔 수 없는 일은 생기기 마련이니 너무 상심하지 않으셨음 한다. 사람을 보호하는 일에는 이런 부담감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확실히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구하는 일을 하기에는 돈이나 명예욕보다 투철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팀으로 출동한 가정에서 남편을 죽이고자 쌍칼을 들고 있던 피의자를 아무런 보호 장구도 없이 제압해서 해결한 것은 정말 경찰 선생님들 극한직업이구나 매일매일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 발생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책의 말미에 잠깐씩 등장하는 마동석 주연의 영화대사가 겹치며 생각났다. 이 나라 법이 안 구해주는 사람을 우리라도 구해야지 하는 그런 말이 말이다. 모든 경찰 분들이 이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근속하는 게 아닐까.

지구대에 순경을 위한 책상이 없다는 이야기는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만큼 순찰을 돌고, 순찰차가 순경의 책상이자 오피스라는 말이 와 닿았다. 회사 주변에 지구대가 아니라 경찰서가 있는 터라 늘 순찰차를 세워두고 커피를 드시는 경찰분들을 많이 만난다. 실제로는 갑자기 불법유턴을 해서 커피숍 앞에 대시는 분들이 계서서 좀 안 좋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경찰도 커피 마시고 싶을 때도 있다고. 사람이고, 숨 돌릴 틈도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달라는 호소에 이제는 눈을 흘기지 않아야겠다. 대신 팀장님의 말씀처럼 쉴 때도 있고 늘어질 때도 당연히 사람이니까 있지만 일만 임팩트 있게 하면 된다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제복이라는 정의도 다시 생각해봤다. 인용된 프랑스의 제복 관련된 이야기처럼 불의가 있을 때 숨지 않고 사람들에게 잘 보이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징이라는 것이다. 제복 입은 경찰을 많이 볼수록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특히 우범지대라고 불린 지역에서 계속 순찰을 도는 경찰을 만났을 때 마다 도움이 필요한 순간 저 사람들을 찾으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하는 게 사실이다.

저자는 실업계 출신에 학창시절 따돌림을 받았던 기억에 가난까지 불우하게 지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무런 빽도 없는 사람에게도 경찰임용이라는 시장은 열려있고 버티는 사람에게는 기회를 준다고 이야기 한다. 임용 초기에도 검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시신을 부검해야하는데 가족에게 인도해버린 큰 실수를 저질렀던 자신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며 이런 실수에도 끝까지 근속하고, 수사과나 형사과로 자신만의 무기를 찾아서 고군분투한 이야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뭔가 영화 같았다고 할까. 늘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경찰직군이 친근하게 느껴지고 경찰을 꿈꾸는 사람들이 실제로 임용되어서 어떤 일과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경찰을 꿈꾸는 사람에겐 특히 좋겠고, 나처럼 삐딱한 시선으로 봤던 사람들에게는 고충을 같이 공감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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