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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 (단짠단짠) 남녀북남 연애 정착기
김이삭 지음 / 나무발전소 / 2023년 4월
평점 :

북한 이주민과 함께 삽니다 - 김이삭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내 주변의 북한 이주민은 얼마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된 책이었다. 사회적의로 소수인 새터민도 확실히 지금은 3만 명이 넘게 있다고 하니 놀라웠다. 북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책이라면 작가처럼 나도 찾아서 읽는 편이다. 북한의 체제가 어떻고 못살고, 꽃제비 시절, 탈북스토리 이런 것보다는 이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1차였던 것 같다. 간혹 읽었던 책들 중에서는 안전에 대한 욕구 때문에 남한에서도 엄청나게 자기를 말속에 가두는 사람을 보았던 적도 있어서 실망했던 적도 있다.
일단 이 책의 장점은 작가가 쓴 글이 감칠맛난다는 것이다. 소위 장르문학이라 불리우는 책을 집필하는 작가이며 덕질에 탁월한 덕후인 작가가 쓴 것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서울에서 평생을 나고 자란 작가가 어떻게 북한 이주민과 평생을 같이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한편의 드라마처럼 씌여 있다. 너무나도 운명적으로 만난 것도 아니고, 그의 고향을 알고 대단히 고민했던 것도 아니고, 친정에서 결혼의 반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우리네 사람처럼 대학교에서 만나고, 동아리 활동하다 만나고, 서로 비슷하게 취업전쟁에 뛰어들고, 그냥 평범하다. 단지 그런 사람들 중에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게 좀 다르달까. 그래도 확실히 북녀남남 커플의 이야기만 듣다가 북남남녀 커플의 이야기는 처음 읽어본 것이라 재미있기는 했다. 정말 사람 생각하기 나름이란게, 민이라는 배우자이자 북한이주민인 사람과 헤어지고 싶었던 이유가 남들과 다른 출생이라는 것보다 주사와 선택과 집중에서 연애가 탈락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말이다.
생각보다 다르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사람사는거 다 비슷하다고. 그렇지만 마지막에 실린 가족들의 인터뷰 중에서 시아버님의 이야기와 시어머님의 이야기에서는 다 실리지 못했지만 다른 세계로의 이탈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엿볼 수 있었다. 시누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부모님을 따라 왔지만 여러 곳을 전전하고 결국 한국에 와서도 평범하게 지내기 힘들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었다는 이야기에 진솔함을 느꼈다. 어디에서는 나와 다른 점을 보면 사람들이 귀신같이 알아챈다. 그게 다른 사람에게 공격이나 거북스러운 일이 되는 줄도 모르고 타겟팅을 한다. 나도 비슷한 일을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든 그렇지 않든 하지 않았는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북한에서 만들어 먹는다는 두부밥은 만드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적혀있고 작가의 말처럼 꽤 괜찮은 비건식이라 해보고 싶어졌다. 평양냉면도 함흥냉면도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에피소드도 재미있었다. 대신 뼈에 새겨진 것처럼 도토리묵은 싫어했다는 내용도 말이다. 어떤 것에 너무 시달리면 역시 솥뚜껑만 봐도 연상되나 보다. 이번 주말에는 두부밥을 먹으며 책을 다시 음미해봐야지.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재미를 다시 느끼고 싶다.